[뉴스줌인]尹정부 조직개편, 국회 협치에 달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정부조직개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정부조직개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정부 조직 개편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룬 것은 정치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정부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172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폐지를 확정한 여성가족부의 장관 인선을 하겠다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발언도 이를 방증한다.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를 줄곧 반대해 왔다.

정부가 부처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현 21대 국회는 재적 300석 가운데 민주당이 172석으로 과반을 점유하고 있다. 정의당 등 범진보 의석을 합치면 186석이다. 이들 협조 없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조차 넘을 수 없다. 안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조직체계에 기반해 조각 인선을 단행하고 조직 개편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겠다고 공식화한 이유다.

6·1 지방선거가 1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5월 10일 여당이 되는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0.73%포인트(P)라는 초접전 격차 끝에 승리했다. 지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에 이어 전국선거 3연승을 노리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여가부 폐지, 통상 기능 조정 등 정치적 부담을 덜고 현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안 위원장도 “인수위 기간에 조급하게 결정해서 추진하기보다는 당면 국정 현안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야당은 물론 전문가 등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이자 새 정부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력한 추경호 의원도 “정부 조직 개편이라는 형태의 논의는 이제 더 이상 인수위에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못박았다.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국회(정기회) 13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연합뉴스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국회(정기회) 13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연합뉴스>

9월 정기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역시 새 정부 출범 후 4개월간 숙의 과정을 거친 정부 조직 개편 의지를 마냥 반대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조직법은(통과는) 국회의 몫이다. 저희들이 그것이 확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인선을 하면 국정에 굉장한 공백이 생긴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제문제와 외교안보의 엄중한 상황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잇따른 도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대내외 경제안보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조각 인선 발표 순서에 대해 “현재 정세가 워낙 엄중하다. 경제와 외교 문제가 엄중한 만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진용을 갖추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