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금 나노입자 구조체 특이현상 규명...'세계최초'

원자력연이 자체개발한 금 나노입자 구조체
원자력연이 자체개발한 금 나노입자 구조체

약물을 사람 몸 속 원하는 부위에만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에서 치료 성분을 담아 이송하는 '고분자 구조체' 개발이 활발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금 나노입자'가 들어간 고분자 구조체 개발 중 특이현상을 밝혀내, 그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금 나노입자는 고온에서 서로 응집하려는 특성이 있다. 바이러스로 체온이 높아지더라도 약물이 흩어지지 않고 목표지점에 도달하도록 돕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금 나노입자 구조체에서 '2차원 자가-격자배열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온라인판 3월 16일자에 게재됐다.

장종대 박사가 제1저자로 저술한 논문 '한정된 기하학적 구조 내 2차원 나노입자 배열의 형태적 조건'에는 한영수 박사, 홍익대학교 최수형 교수, 전북대학교 김태환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중성자과학부 한영수 박사를 중심으로 2018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유무기 하이브리드 나노 구조체'에서 금 나노입자들이 격자구조로 정렬되는 순간을 포착했다. 구조체 특정 공간의 두께 변화에 따라, 금 나노입자의 배열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활용한 냉중성자연구시설 내 중성자 소각산란장치(SANS)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활용한 냉중성자연구시설 내 중성자 소각산란장치(SANS)

구조체는 가운데가 비어 있는 구 형태이며, 금 나노입자와 유기 분자 체인은 껍질 부분에만 모여 있다. 그중 금 나노입자는 유기 분자 체인 두 층 사이 공간에 위치한다.

유기 분자 체인 사이 공간의 폭을 4 nm(나노미터)로 금 나노입자의 직경과 유사하게 조절했을 때, 금 나노입자들이 각 꼭짓점과 중심점에 위치하는 '중심 직사각형' 형태로 배열됐다. 반면, 해당 공간이 금나노입자의 직경보다 얇거나 두꺼운 경우에는 무작위성을 보였다.

금 나노입자의 규칙성 있는 분포는 구조체 품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건이다. 연구원이 개발한 금 나노입자 구조체는 약물 전달 운송체, 전자교환을 위한 나노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서 나노미터 크기로 섞여 있는 유무기 나노 입자들의 응집 형태를 규명하고자 연구원은 중성자 소각 산란 장치(SANS)를 활용했다.

SANS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생산된 중성자를 영하 250도의 액체 수소로 극저온화한 냉중성자로 물질의 구조를 분석한다. 냉중성자는 1~100㎚ 영역 물질 구조를 연구하는 데 적합하며, 분자체에 조사하면 물질 구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앞으로도 연구원의 독보적인 산란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에 활용 가능한 고성능의 하이브리드 구조체 개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