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페이크 동영상' 막는다

글로벌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지는 '페이크 동영상'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MS), 일본 소니그룹 등이 동영상·이미지 변조를 판별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편집 이력을 변조할 수 없는 암호화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SW)를 선보일 계획이다. 닛케이는 해당 SW가 상용화하면 세계 각국의 SNS에서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페이크 동영상'을 효과적으로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어도비 관계자는 닛케이에 “올해 안에 사내 이미지 가공 SW 인증 기술을 통합할 계획”이라면서 “외부 기업에도 관련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어도비와 MS는 지난해 영국 BBC와 ARM, 미국 인텔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콘텐츠 출처 및 진위 확인을 위한 연합'(C2PA)을 구성했다. 동영상이나 이미지와 관련된 '전자증명' 방안을 마련, 이를 확산하는 게 목적이다. 일본에서는 소니, 니콘 등 카메라 사업 대기업이 참여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SNS 트위터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도 참여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디지털 콘텐츠 작성·편집 이력을 임의로 조작할 수 없는 암호화 기술 확보를 공통 목표로 내세웠다. 향후 스마트폰, 카메라 등 영상 촬영기기는 물론 동영상·이미지 편집 SW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처를 알 수 없는 이미지 데이터는 대부분 육안으로 진짜와 가짜를 판별했다. 편집 이력 등 메타데이터 보존 기능은 있지만 특정 SW로 쉽게 변조할 수 있는 데다 일부는 판별 자체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 내에서 페이크 동영상이 전쟁 정당화 선전에 이용됐다. 영상이나 이미지 속 인물의 얼굴을 바꿔 사기 등에 악용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닛케이는 어도비 등이 개발하고 있는 이번 기술이 현실화하면 페이크 동영상이 SNS에서 확산해도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진위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