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비대면 금융 서비스 플랫폼의 진화

[ET시론]비대면 금융 서비스 플랫폼의 진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은행 인터넷·모바일뱅킹 서비스 고객 수 추이

세계 금융기관의 디지털 뱅킹 환경은 끊임없이 발전되고 확장돼 왔다. 특히 국내 금융기관의 디지털 뱅킹 시스템은 어느 나라보다 잘 갖춰져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금융 업무를 빠르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면서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대다수 은행이 영업점을 축소하고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더욱이 인터넷 전문은행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시중은행도 기존의 단순한 금융 업무 외에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뱅킹·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는 아직 송금이나 계좌 조회 등 고객이 혼자 처리할 수 있는 간단한 업무 위주로 활용되고, 상담 또는 업무 담당자의 가이드가 필요한 금융투자상품 가입 및 대출 등 복잡한 업무는 대면 창구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ET시론]비대면 금융 서비스 플랫폼의 진화

고액 자산가 역시 여전히 비대면보다는 PB센터 등을 통한 대면 상담을 거쳐 신탁이나 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지금까지 대면 창구를 이용하던 고령층도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늘고 있다. 대부분 금융 업무가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기존 영업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을 고려했을 때 무작정 폐쇄하는 것도 확실한 해결책은 아니다. 결국 많은 금융기관이 대면 창구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비대면 환경에서도 그대로 제공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비대면 금융서비스 요구 사항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비대면 환경에서도 영업점 창구 수준의 업무 처리를 경험할 수 있을까. 비대면 상황에서 담당 직원이 바로 옆에서 안내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직접 영업점에 가지 않고도 대면 창구에서와 동일한 경험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비대면을 넘어 디지털로 대면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영상 상담 시스템은 오프라인 상담 기능을 비대면으로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디지털 대면 시스템이다. 이미 일부 금융기관은 영상 상담 부스나 영상 ATM을 구축했거나 구축을 검토하고 있고, 기존의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 영상 상담 기능을 접목하려는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을 통한 영상 상담 서비스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모바일 기기에서 간편하게 상담할 수 있어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은행 온라인 접속 고객의 70~80%가 PC가 아니라 모바일 사용 고객이라고 한다.

그러나 영상 상담에서 그친다면 반쪽짜리 시스템이 될 것이다. 영상 상담에서 더 나아가 비대면 환경에서 실시간 서식 작성 가이드와 계약 체결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대면 창구와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면 고객 지향적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더욱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바일 환경에서 복잡한 서식의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한 기술적 배려가 필요하다.

업무 담당자는 고객이 비대면 환경에서 전자서식 기반 계약서를 작성할 때 고객이 무엇을 입력해야 하는지 실시간 가이드가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작성하는 내용이 업무 담당자 화면에서 실시간 동기화돼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 입력 기능을 통해 일부 항목은 업무 담당자가 고객을 대신해서 작성하거나 종이에 표시하듯 설명할 수 있는 펜 설명 기능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도 복잡한 서식의 계약서를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입력해야 할 항목을 하나씩 순서대로 보여 주는 대화형 UI를 제공하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최근에는 고객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오프라인 비대면 창구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원격 비대면 창구는 비대면 상담과 계약 시스템을 기본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제 금융기관은 기존 영업점의 가치는 극대화하고 모든 고객이 비대면 환경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신 디지털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앞으로 디지털과 오프라인 장점을 모두 충족시키는 비대면 금융서비스 플랫폼,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모든 금융기관의 미래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mkpark@forcs.com

〈필자 소개〉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이사는 27년간 전자문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전자문서 시장 성장 및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전자계약 서비스로 중소기업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제11대 한국여성벤처협회장과 제7대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국무총리 직속 정보통신전략위원회 위원 등 산업 발전을 위한 활동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