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67〉대전환 시대, '고등·평생교육 바우처'를 지원하자

송성진 성균관대학교 교수, 전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송성진 성균관대학교 교수, 전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대전환 시대다.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한 정보기술(IT)은 만물과 만사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과거 종이에 쓰였던 정보가 디지털 데이터가 돼 인터넷 공간으로 옮겨 갔다. 인터넷 공간으로 옮겨 온 디지털 데이터는 초고속 통신망을 타고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데이터 양이 엄청나서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 인공지능(AI)은 그것을 알 수 있다. AI는 디지털화한 만물과 만사가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고 그 연결성으로부터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사람보다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효율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영역에서 인간은 AI를 이길 수 없게 됐다. 지금 모든 영역에서 AI 지능화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AI 지능화 혁명이 대전환 시대를 추동하고 있다.

대전환 시대를 추동하는 AI 지능화 혁명은 제조업 현장을 디지털 트윈과 로봇으로 바꾸고 있다. 제조업뿐만이 아니다. 금융업이나 유통업 등 서비스업도 AI가 바꾸고 있다. 모든 영역에서 과거 산업 사회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것이 등장하고 있다. AI 지능화 혁명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것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만이 대전환 시대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지금은 일자리를 구하려면 만물과 만사가 어떻게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고 있는지, 디지털화된 데이터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AI가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디지털 변환과 AI를 이해하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가 대전환 시대의 필수 역량이 됐다.

요즈음 모든 사람에게 소프트웨어와 코딩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 경쟁력 핵심으로 떠오른 우수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소프트웨어 전공 정원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 무엇보다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재직자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재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모두 타당한 주장이다. 문제는 이렇게 다양하고 방대한 교육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이다. 다행히 방법이 있다. AI 지능화 혁명으로, 교육 분야 또한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배우려면 그것을 가르치는 강사가 있는 곳에 가서 강사 강의를 직접 들어야 했다. 지금은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강사가 사용하는 교재를 인터넷에서 파일 형태로 받아 볼 수 있다. 강사 강의도 동영상으로 들을 수 있다. 이제 교육에서 시간과 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있다. 이것이 AI가 교육 분야에 가져온 '혁명'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교육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초개인화 학습'으로 바뀌고 있다. 대전환 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 온 지식과 경험 위에 앞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개인맞춤형으로 쌓아 가는 방식이 '뉴노멀'로 될 것이다. 이제 학습은 경쟁이 아니라 자율로 바뀔 것이다. 바람직한 패러다임이다.

교육 분야가 초개인화 학습 패러다임으로 새로워지고 있지만 학령기 대학생이나 2080 산업인력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공하는 혜택을 충분히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교육비'다.

대학생이나 산업인력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하기에 적합할 정도로 질 높은 초개인화 학습 프로그램은 대부분 유료다. 자칫 잘못하면 경제적 불평등이 역량 불평등으로 고착될 공산이 높다. 문제를 해소할 기회의 사다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다리로 국가가 각자 선택한 프로그램 수강에 필요한 교육비를 '고등·평생교육 바우처' 형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원될 이 바우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디지털 디바이드'를 제거하고 우리 국민 모두를 하나로 통합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송성진 성균관대 교수, 전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sjso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