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속 감자"...화성 탐사로버가 포착한 놀라운 풍경

사진=NASA/JPL-Caltech/ASU/MSSS/SSI
사진=NASA/JPL-Caltech/ASU/MSSS/SSI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화성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가 붉은 행성에서 일어난 일식 현상을 동영상으로 포착했다.

나사는 20일(현지시간) 화성의 두 위성(달) 중 하나인 포보스(Phobos)가 태양 앞을 지나며 태양빛을 가리는 일식 현상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영상은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장착된 첨단 '마스트캠-Z' 카메라로 찍었다. 포보스의 일식은 약 40초 만에 끝났으나 태양 면을 지나는 모습이 선명하게 잡혀있다.

로버는 카메라의 줌과 컬러 기능을 활용해 선명한 장면을 확보했다. 마스트캠-Z 팀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훌륭하리라곤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 사진=NASA/JPL-Caltech
화성의 위성 '포보스'. 사진=NASA/JPL-Caltech

로버는 그간 감자처럼 생긴 포보스의 궤도 변화와 화성 표면에 미치는 중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위성을 관측해 왔다.

포보스 적도 반지름은 11.1km로, 지구 달의 157분의 1에 불과하지만 중력으로 화성 내부에 기조력을 일으켜 지각과 맨틀의 암석을 변형시키고 위성의 궤도도 서서히 바뀐다. 따라서 위성 궤도의 변화를 파악해 화성 내부 물질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 된다.

포보스는 현재 화성 표면에 서서히 다가서고 있어 수천만년 뒤에는 화성과 충돌할 운명에 놓여있는 것으로 파악돼 있다.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탐사 임무 381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인 지난 3월 17일 자신의 바큇자국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NASA/JPL-Caltech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탐사 임무 381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인 지난 3월 17일 자신의 바큇자국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NASA/JPL-Caltech

한편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1차 과학탐사에서 8개의 암석 코어 시료를 채취하고 약 5㎞를 이동한 끝에 지난 13일 2차 과학탐사가 펼쳐질 고대 삼각주 외곽에 도착했다.

로버의 목표는 화성에서 고대 미생물 흔적을 찾는 것과 지구로 가져올 암석 샘플을 수집하는 것이다. 암석 시료는 밀봉돼 로버의 배 부위에 보관된다. 나사는 이르면 2031년 유럽우주국(ESA)와 공동 제작한 우주선을 보내 이 시료들을 회수,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나사 과학임무 담당 부국장 토마스 주부큰은 “예제로 분화구의 이 삼각주는 화성에서 미생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최선의 장소 중 하나”라면서 “답은 그곳에 있고 퍼서비어런스팀이 이를 찾아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