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낡은 제조업 품목 통계 손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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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제조업 변화와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를 포괄하기 위해 관련 통계조사 품목을 재정비한다.

통계청은 올해 관세·무역품목 분류 개정과 2024년 한국표준산업분류 11차 개정에 맞춰 광업제조업조사 품목 분류를 개편 및 정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광업제조업조사는 국내 광업제조업 산업구조와 규모, 품목별 생산, 출고, 재고 현황을 파악하는 조사다. 조사 결과는 산업활동동향의 광업제조업동향조사 등 다른 통계의 모집단으로 제공된다. 광업제조업조사를 모집단으로 작성되는 광업제조업동향조사는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기본자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경제정책, 투자계획 수립 등에서 활용된다.

통계청은 행정자료로 파악되지 않는 광업제조업 생산 품목 조사를 위해 내부적으로 품목 분류를 작성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첨단산업의 발달로 인한 품목 변화 반영과 관세청,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른 부처의 품목분류와 연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나타났다. 통계청은 산업 변화에 따라 품목 분류를 조금씩 조정해왔으나 이번에는 관련 용역을 발주해 전반적인 품목 정비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제조업은 변화하고 있다. 광업제조업조사를 시작했던 초기만 해도 섬유산업이 한국의 주요 산업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첨단 산업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분류를 세부적으로 할 필요성이 생겼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에 포함된 친환경차 품목의 경우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으로 분화돼 있다. 최근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전기차의 분류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을 경우 이번 연구를 통해 품목을 확대하게 된다. 또한 현재 배기량 기준인 품목 분류도 배기량 없이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새로운 분류 방법을 연구하게 된다.

관세무역분류와의 연계를 위해서는 2022년 기준 2741개인 광업제조업 품목분류와의 연계표를 만든다.

최근 제조업은 국제 분업 구조와 소재부품장비 품목에 대한 수급관리, 글로벌 리스크 대응을 위한 생산통계와 무역통계 간의 연계와 분석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용 소재와 요소수 원료,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특정 국가의 수출 규제 조치로 관련 산업은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생산통계는 광업제조업 품목분류로, 무역통계는 관세·무역분류(HSK)로 작성되고 있어 상호 연계가 쉽지 않다. 통계를 작성하는 목적과 분류체계가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첨단산업으로의 변화를 반영해 노후화된 품목은 통·폐합하고 신규 및 세분화할 품목은 추가할 예정”이라며 “관련 산업협회 등 전문가 자문을 얻어 국내 제조업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품목을 중점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