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처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 뜬다

IT 기반 신기술·구독서비스 접목
폐기물 효율적 수거·처리 이끌어
환경문제 해결할 핵심 대안 주목
전략 투자·기업 간 협업 잇달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웨이스트(waste) 테크'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신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해 폐기물을 처리함으로써 낙후한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어글리랩, 리코, 오이스터에이블, 바라임팩트 등 국내 웨이스트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략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기업 간 협업도 활발하다.

어글리랩은 오후 11시 이전에 폐기물을 배출하면, 새벽에 수거해가는 오늘수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글리랩은 오후 11시 이전에 폐기물을 배출하면, 새벽에 수거해가는 오늘수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8월 설립한 어글리랩(대표 서호성)은 구독서비스 기반 폐기물 수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정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밀폐형 수거함에 쓰레기를 담아 밤 11시 이전에 내놓고 수거를 요청하면, 새벽에 수거해서 처리한다. 현재 서울 강남·서초·송파·관악·동작구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지역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어글리랩은 설립 직후 매쉬업엔젤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고, 올해 초에는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디지털 기반 폐자원 관리서비스 '업박스'를 제공하는 리코(대표 김근호)는 지난해 12월 12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업박스는 폐기물 배출자와 수거 처리자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단순히 폐기물 처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출과 처리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환경영향 등을 분석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폐기물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유도한다. 지난해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 서비스 영역 확대와 함께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업박스
업박스

협업으로 주목받는 곳도 있다. 오이스터에이블(대표 배태관)은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데이터 처리 등의 기술을 결합해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한 사용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오늘의 분리수거'를 서비스하고 있다. 소비자가 쓰레기나 재활용품 하나를 버릴 때도 지구를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LG, SK텔레콤 등 대기업과 잇달아 협업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양쓰레기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포어시스는 지난해 크립톤으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이후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바라임팩트는 업사이클링을 통한 플라스틱 등 폐기물 자원순환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다.

웨이스트 테크란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수거, 처리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웨이스트 테크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정보통신(IT) 기반의 신기술과 구독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조명받고 있다. 특히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ESG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맞춰 벤처투자 분야도 투자시 ESG 요소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ESG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면서 “폐기물 처리 스타트업은 아직 생소하지만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일 만큼 유망하고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