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데이터를 확보하라' 의원급 EMR 시장 스타트업발 경쟁 시작

세나클소프트 '오름차트' 출시
메디블록 '닥터팔레트' 연동 등
엽계 1위 유비케어 독주에 반기

유비케어가 독주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전자의무기록(EMR) 시장에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던져 관심이 쏠린다. 스타트업들은 클라우드 기술 도입을 앞세워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데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한 의료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병원을 공략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의원급 EMR 시장에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세나클소프트는 지난해 1월 클라우드 EMR '오름차트'를 출시하고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등 진료과를 공략 중이며, 메디블록은 지난해 9월 '닥터팔레트'를 선보이고 환자용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메디패스'와 연동을 지원한다. 에이치디정션은 올해 3월 '트루닥'을 출시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특화된 '트루닥 멘탈'을 시작으로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안과 특화 EMR를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메디블록이 지난해 9월 출시한 클라우드 EMR 닥터팔레트 (사진=메디블록)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메디블록이 지난해 9월 출시한 클라우드 EMR 닥터팔레트 (사진=메디블록)

현재 의원급 EMR 시장은 1위 유비케어 '의사랑'을 필두로 비트컴퓨터, 이지스헬스케어, 포인트닉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3만여 곳 의원급 의료기관이 대상이다. 월 평균 EMR 과금액은 10만원 수준으로 연간 시장 규모는 4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EMR에 더해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으로 매출을 확보하는 구조다.

의원급 EMR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다. 이런 시장에 스타트업이 동시에 뛰어든 이유는 의료기관 데이터 연동이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와 개인건강기록(PHR) 생태계를 구현하는 데 필수 요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의료기기에서 수집되는 라이프로그, 의료기관에서 생성되는 진료 데이터, 건강보험 데이터 등 다양한 의료 데이터 중 의료기관 데이터는 가장 핵심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병원 내 독립 서버에 고립된 형태의 기존 EMR로는 외부 서비스와 원활한 연동이 어려웠다.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의 EMR를 의원에 보급 시키고, 향후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에이치디정션 관계자들이 클라우드 EMR 플랫폼 트루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에이치디정션)
에이치디정션 관계자들이 클라우드 EMR 플랫폼 트루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에이치디정션)

EMR 시장을 공략하는 스타트업들은 최근 헬스케어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메디블록과 에이치디정션은 네이버D2스타트업팩토리(D2SF), 세나클소프트는 카카오벤처스 투자를 받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작고 경쟁이 치열한 의원급 EMR 시장에 기업들이 뛰어드는 것은 헬스케어 영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의무기록에 관심일 가질 수밖에 없다는 반증”이라면서 “기존 의원급 EMR 시장을 녹십자 계열 유비케어, 이원의료재단 계열 이지스헬스케어 등 대형 의료 기업이 주도했다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투자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시장에 신규 진입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점”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EMR는 사용성, 접근성, 확장성을 무기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웹에서 구현돼 서버 구축이 필요 없고 최신 고시나 약·수가, 기능이 자동 업데이트된다. 외부에서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속이 가능하고 빠른 속도와 직관적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도 내세우고 있다. 인공지능(AI) 판독, 수탁검사, 보험심사청구 등 외부 서비스와 유연한 연동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