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의료 마이데이터…민간 빠진 '반쪽개통'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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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2023년 초에 시범 개통하는 '마이헬스웨이(의료 마이데이터) 시스템'에 민간기업은 당장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복지부가 참여 의료기관과 개인 중심으로 우선 구동할 방침이어서 민간기업이 의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정식으로 제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마이데이터에서 의료로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선점해서 제공하려던 사업자들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비대면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 일정을 공유했다. 이 행사에는 은행·카드·보험 등 금융사와 핀테크, 의료 분야 스타트업 등에서 80명 이상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복지부는 200여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시스템 개념을 검증하기 위해 1단계로 오는 7월부터 마이헬스웨이 시스템을 시범 공개(CBT)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단계로 내년 중순까지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 구축과 실증을 추진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민간기업 참여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현재 의료법 제21조의 2에 따라 민간기업에 개인 진료기록을 전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초부터 마이헬스웨이를 이용해 개인의료데이터(PHR)를 API로 전송받아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난감해졌다.

복지부는 2024년 통과를 목표로 의료법 개정안과 별도의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서 의료분야 개인정보에 대한 전송요구권을 신설하고 마이헬스웨이 시스템 구축·운영의 근거를 마련하는 등 의료 마이데이터 정책의 법적 근거를 신설할 계획이다.

데이터 제공·활용 등 국민 건강 관련 데이터의 이동 전반을 처리하는 시스템 확대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 이전에 관련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브리지 사업 성격의 신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복지부는 당장 민간기업 참여가 불가한 만큼 민간기업이 의료 마이데이터와 관련해 이행해야 할 의무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올해 안에 만들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별도의 '보호활용제도 모의운용 시범사업'을 시행해서 참여 민간기업이 갖춰야 할 요건, 민간기업 관리 방안, 데이터 활용 등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보호활용제도 모의운용 시범사업을 위해 기획재정부에 별도의 예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금융 마이데이터와 달리 의료 마이데이터는 의료기관 참여를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신용정보법상 정보제공자가 정보전송요구에 반드시 응하도록 규정했다. 반면 복지부는 의료기관 참여를 강제하지 않고 개인과 환자에 대한 서비스 질 향상을 목표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사실상 민간기업 참여가 2024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점에 실망감을 표했다. 개인 건강정보가 상당한 민감정보이지만 개인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업 역할을 초기부터 배제했다는 점에서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미 보안이 취약한 스크린 스크레이핑 방식으로 일부 건강 데이터를 이용하는 기업이 많은데 초기부터 민간기업 참여를 제한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