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35 바이오 굴기'…글로벌 패권 경쟁 도전

방역·의료자원 중요성 커지며 5개년 계획에 '바이오' 첫 포함
선진국 수준 의료분야 혁신·클러스터 육성 등 청사진
미-중 갈등 속 자국 경쟁력 강화…국내 인력·기술 유출 등 우려

中 '2035 바이오 굴기'…글로벌 패권 경쟁 도전

중국이 국가 주도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한다. 2035년까지 글로벌 선도 기업을 키우는 것을 골자로 해서 광범위한 국가 자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의 산업 굴기가 바이오를 향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최근 '바이오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이 경제개발 계획에 바이오를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 주도로 바이오의약(의료), 바이오농업(생산), 바이오매스(환경·생태), 바이오안전(방역) 등 4개 분야에서 △바이오경제 혁신 기반 강화 △바이오 중점사업 △바이오자원 보호 활용 △바이오환경 정책환경 최적화 등 5개 중점 과제를 추진한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약물, 백신, 의료기술·장비, 의료용 바이오소재, 정밀의료, 검사기술 원천 능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 제품 생산·설비·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임상의학·건강관리·신약 개발에서 국가 중대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공급망 내 대기업 주도로 자원을 개방해서 '글로벌 챔피언 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해 징진지, 창장 삼각주, 웨강아오다완구, 장쑤, 광둥, 청두-충칭 경제권을 바이오의약품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 의약품·의료기기 우선 승인 정책을 개선하고, 동시에 국내외 신약 연구개발을 장려한다. 국제규칙과 표준 제정에 적극 참여해서 선진형 의료기술을 주도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지난 4월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지난 4일 의료진이 한 어린이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4월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지난 4일 의료진이 한 어린이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바이오 생태계 육성에 전격 나선 것은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한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방역과 의료자원이 글로벌 패권 경쟁 중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 스위스, 독일에 이어 세계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주요 국가다. 또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원료의약품(API) 수출국이자 의약품·의료기기 소비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21년 중국 제약산업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약 3조3700억위안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성장률은 지난 5년 동안 매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최대 C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상무부 미검증리스트에 오르는 등 미-중 갈등 속에 견제를 받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한 미국의 영향은 절대적”이라면서 “미국이 중국 바이오 산업을 고립시키는 분위기가 나타나자 이에 대항해 자국 경쟁력을 높이려는 국가적 시도”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은 국내 산업계에 위협 요인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에 이어 국내 신성장산업으로 주목 받는 바이오까지 중국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CMO·CDMO는 삼성, SK, 롯데, CJ 등 국내 대기업들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중국이 정부 보조금 등 자금력을 바탕으로 '치킨게임'을 벌일 경우 이제 성장 단계에 진입한 국내 업계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라이선스아웃(기술이전) 등을 추진하는 업체는 중국발 바이오 산업 성장에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인력·기술 유출 등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중국 경쟁업체와 수년간 기술격차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은 중국 특유의 자본 투입 등 물량 공세를 조심하는 한편 미-중 경쟁 구도에 따라 시장 진입로를 넓힐 수 있도록 촉각을 곧두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