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한 제언

[핀테크 칼럼]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한 제언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대중(Crowd)의 자금을 조달(Funding)하는 핀테크 서비스다.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의 돈을 모으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소액이라도 단시간에 꽤 큰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종류는 크게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증권형, 투자를 받아서 제품을 만드는 후원 기부형, 대출형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다만 우리나라는 대출형에 대해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 상품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어 증권형과 후원 기부형이 주류를 이룬다.

크라우드펀딩은 일반적으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성격의 벤처투자에 가장 적합하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우선 투자자 입장에서 십시일반의 소액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꼽는다.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제품 또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그만큼 자금 조달 규모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벤처 혁신제품도 제품이지만 종종 1000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대박 영화나 K-팝 가수 음반 등이 크라우드펀딩 1순위 상품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벤처기업 입장에선 자금 조달은 물론 매출 증대, 홍보까지 이른바 '3종 세트 효과'의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크라우드펀딩은 말 그대로 수많은 투자자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 다수 투자자는 다수의 잠재 소비자와 홍보대사 확보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만큼 벤처기업엔 '천군만마'(千軍萬馬) 효과라 할 수 있다.

많은 벤처기업이 매출 부진에 따른 추가 자금 조달 실패로 도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3종 세트 효과는 벤처기업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단 얘기다.

시장 현황은 어떤가. 우리나라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현재 증권형보다 후원 기부형 규모가 훨씬 크다. 2012년부터 연 150~200% 급성장해서 현재는 연간 5000억원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와 여성의 관심이 많은 패션, 뷰티, 테크, 푸드(Food), 문화콘텐츠 등 5대 분야가 주 타깃이다. 시장에선 2025년이면 연 1조원 규모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형은 2016년 자본시장법(117조)에 '온라인 소액투자중개업' 조항이 신설되면서 시작됐다. 2018~2019년 투자 한도를 확대(기업당 연간 모집 한도 15억원)하면서 한때 2019년에는 연 500억원까지 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2000년 이후론 규제 개선보다 투자자 보호가 강조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연 200억~300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시장 전체 크라우드펀딩의 대표주자는 시장점유율 60~70%를 차지하고 있는 와디즈가 단연 1위였다. 그 뒤를 텀블벅, 오픈 트레이드, 크라우디 등이 잇고 있다.

글로벌시장은 어떤가. 글로벌 리서치회사인 마켓 인사이트의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2020~2025년 6년 동안 연평균 16.3% 성장세를 보인다. 2025년에는 285억달러(약 35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크라우드펀딩이 가장 대중화된 국가는 미국, 영국, 중국 등이다. 대표주자는 미국의 퀵스타터와 리퍼블릭, 영국의 크라우드 큐브, 중국의 징둥을 꼽을 수 있다.

업계에선 2018~2019년만 해도 우리나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발행 건수로는 연 250~300개로 세계 톱인 미국과 영국 못지않았기 때문에 제도 개선에 따라선 충분히 '증권형' 붐 성장이 가능하단 얘기가 나온다. 우선 개인투자자의 투자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 한도가 적으면 충분한 투자도 어렵지만 리스크가 큰 벤처에 대해 분산 투자가 어려워서 투자 유인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계는 연 2000만원 한도를 2~3배 확대할 경우 시장 확대 효과가 5~6배로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명의주주제도(Nominee)도 현재 개별 투자자 관리에서 영국처럼 투자자 집단 관리방식으로 전환하거나 크라우드펀딩업체(온라인 소액투자중개업자)의 발행업체에 대한 공시 의무를 3년 또는 5년 등으로 시효를 한정해 주면 증권형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ysjung1617@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