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시장 양분된다...중소업체 '전화콜' vs 대기업 '앱'

앱 플랫폼 시장 대기업 경쟁 심화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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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시장이 중소기업 중심 전화 유선콜과 대기업 중심 앱 플랫폼으로 양분된다. 전화콜 시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대기업 진출이 막혔지만 앱 플랫폼 분야는 대기업 제재가 없기 때문이다. 급성장하는 앱 플랫폼 시장에서 대기업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앞서 동반성장위원회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신청한 전체 대리운전업 중기적합업종 지정 건 관련해 전화콜에 대해선만 접수하고 지난 24일 최종 지정했다. 애초 전화콜 시장도 표준산업분류표상 명확한 분류가 없어 '그외 기타 달리 분류되지 않은 개인 서비스업(96999)'으로 신청됐다. 반면 앱 플랫폼 시장은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63991)'에 해당해 분류표 코드가 다르다.

원칙적으로 두 시장 분류가 달라 하나로 묶을 수 없다.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이 속한 정보서비스업은 중기적합업종 신청 대상이 아니라 추가 지정 가능성이 없다. 동반위 관계자는 “표준산업분류가 달랐으나 논의 초기 신청단체 요청을 고려해 대기업과 상생협약을 맺을 수 있도록 상호 협의하도록 했다”며 “민간에서 서로 합의하면 두 시장을 묶은 합의안이 가능했으나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앱 플랫폼 대리운전 시장은 사실상 이번 동반위 결정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한 셈이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부터 약 6년 만에 호출건수의 약 3분의 1이 앱 플랫폼으로 바뀐 것으로 추산된다. 취객이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스마트폰 조작 없이 호출이 가능한 전화콜 시장도 유지되겠지만 앱 플랫폼 시장 비중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중소업체가 대리운전 앱을 개발했으나 이용자 기반 확보를 위한 홍보·마케팅 여력을 감안하면 대기업 중심 경쟁이 점쳐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30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점유율 25~35% 1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티맵(TMAP)' 194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점유율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티맵모빌리티 가세로 앱 플랫폼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걸림돌도 있다. 대리운전업은 대리기사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다. 이용자가 많더라도 대리기사가 없다면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다. 대리기사에게 만족할만한 수익을 주면서 동시에 이용자 대기시간을 줄여야 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일정 수준 이상의 대리운전기사 풀을 만든 상태지만, 티맵모빌리티는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반위가 권고안 관련 부속사항을 3개월 간 추가 논의토록 한 상황이라 해당 절차가 끝나면 앱 시장에서 대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