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전금법 수정안 준비...'빅테크 특혜' 갈등사안 손질

결제 계좌 부여 등 포함 안돼
한은 교유 업무권한 침해 해소
업계, 종지업 재설계 여부 주목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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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수정안을 준비하면서 '빅브라더법' '빅테크 특혜법'으로 불리던 갈등 사안을 대폭 손질했다. 한국은행과 갈등을 좁히지 못했던 청산기관을 이용한 내부거래 외부청산 방안이 개정안에서 삭제되는 것이 유력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존 마련한 전금법 개정안을 수정하면서 한국은행과 갈등을 빚어온 내부거래 외부청산 방안을 제외하고 다른 대안을 제시한 수정 개정안 초안을 마련했다. 이번 초안에는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 라이선스 핵심이었던 결제계좌 부여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한 치의 양보없이 대립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양 기관이 합의해 수정 개정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금융위는 빅테크 결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사용자 보호를 위해 청산기관을 이용한 내부거래 외부청산 도입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한은은 내부거래 외부청산이 한은 고유 업무권한을 침해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은 좁혀지지 않았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윤관석 의원안을 기반으로 내부거래 외부청산 방안과 종지업 갈등을 제외한 수정 개정안을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금융위가 최근 쟁점사안을 다룬 개정안 초안까지 마련한 것이다.

금융위는 종지업자에 결제계좌를 부여하면 네이버 등 빅테크만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계좌가 없는 빅테크들이 사실상 은행을 뛰어넘는 영업 기반을 손쉽게 갖추게 된다는 우려가 컸다.

종지업은 계좌를 가질 수 없는 카드사나 빅테크 등이 결제·이체 전용계좌를 고객에게 부여해 이를 이용한 결제·송금이 가능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종지업 라이선스 하나로 대금결제업, 자금이체업, 결제대행업 등 모든 전자금융업무를 할 수 있다. 초기 예상됐던 빅테크보다는 일부 중견·중소 핀테크 기업들과 카드사들이 종지업 진출을 희망해왔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가 종지업을 어떤 형태로 다시 설계했는지 주목하고 있다. 당초 종지업은 금융·핀테크 기업간 업권 구분없는 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은행과 카드사간 경쟁이 치열해져 금융그룹 내부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 때문에 종지업에 전용계좌가 포함되지 않을 경우 실제 종지업 라이선스 부여에 따른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개정안에서 다수 바뀌었던 정의부터 다시 손질해 전체 개정안을 다시 점검했다”며 “내부거래 외부청산 방안은 한은의 청산 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금융소비자 보호와 거래 투명화 등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대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수정 개정안 초안을 마련했지만 이 버전을 그대로 국회에 제출할지 좀 더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