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문경일, 윤혜원 친환경 열표면처리 부문 연구원팀이 기존 코팅막과 경도는 같으면서 마찰계수(마찰 정도)는 30%가량 줄인 고경도·저마찰 나노복합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내연기관차의 최종 에너지 효율은 평균 19%로, 이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내연기관(엔진)에서만 약 70% 손실이 발생하는데, 6900여개 부품으로 구성된 엔진 내부의 기계적 마찰이 주된 에너지 손실 원인이다. 엔진 내부나 부품을 코팅, 마찰·마모·부식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부품 수명을 늘리는 저마찰 코팅기술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개발 기술은 스퍼터링 증착 시 쓰이는 단일 합금 타깃으로 만들고 고속 스퍼터링이 가능한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스퍼터링은 물질에 이온 충격을 가하면 원자나 분자가 튀어나와 주위에 부착하는 현상을 이용한 증착 기술이다.
그동안 고경도·저마찰 기능을 부여하는 원소들은 섞이지 않아 각각 타깃을 제조해야 했는데 이번 기술은 3가지 이상 물질을 혼합해 단일 타깃으로 만들었다. 증착 공정은 줄이고 증착 속도는 5배 높였다.
연구팀은 마찰계수를 낮추는 연질금속과 원소들을 혼합해 급속 냉각시키는 방식으로 합금 분말을 제조하고 압력과 열을 가해 다성분 단일 합금 소재를 생성했다. 이 금속 소재를 가공한 후 스퍼터링 공정을 통해 다양한 특성을 동시 구현하는 나노구조 코팅 소재로 합성했다.
개발한 나노복합 코팅 소재는 2개 이상 상(Phase)이 공존하는 구조다. 10나노미터(㎚) 미만 크기의 다양한 결정상들을 균일하게 포함한다.
코팅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르코늄, 구리, 규소를 투입한 윤활 환경에서 '비정질 유리화 필름'을 형성해 마찰·마모로부터 표면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비정질 유리화 필름은 윤활제와 코팅의 상호작용으로 마찰 표면에 형성되는데, 이 필름이 마치 카펫과 같은 역할을 해 심각한 마모로부터 엔진 부품을 보호하게 된다. 개발 소재에 빠르게 형성돼 기존보다 부품 마모율을 75%나 개선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윤혜원 연구원은 “나노복합 코팅기술을 자동차 내연기관에 적용할 경우 연비를 높일 수 있어 자동차 엔진 부품에 적용해 실용화 중”이라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전기자동차, 우주·항공, 로봇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나노 복합코팅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