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부합' 자이언트 스텝에…증시는 '안도 랠리'

美 FOMC 발표 후 안정 찾아
나스닥 상승·채권금리 하락
코스피·코스닥도 상승 마감
한은 "상황 따라 빅스텝 결정"

'예상 부합' 자이언트 스텝에…증시는 '안도 랠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대로'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과 국내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FOMC 개최 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 우려로 연일 하락세를 이어 가던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으로 반전했고, 채권금리도 하락했다. 16일(한국시간) 오전에 마감한 나스닥은 270.81(2.5%) 오른 1만1099.16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303.70(1.0%), 54.51(1.46%) 상승한 채 마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19%포인트(P) 내렸다.

국내 시장도 '안도 랠리'를 이어받았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으로 마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2500선, 코스닥은 800선이 무너지며 최악의 분위기였지만 이를 단숨에 벗어났다. 채권시장은 안정을 찾았고, 원·달러 환율도 1280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시장이 단기로는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정부와 시장 모두 FOMC 회의 결과가 예상에 부합한 결과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왼쪽부터)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진을 찍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왼쪽부터)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럼에도 장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앞으로 국내엔 부정적 영향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기획재정부와 대통령실,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함께 개최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금융시장은 애초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라는 평가에 따라 오히려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앞으로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다음 달 13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빅스텝(0.5%P 인상) 여부를 두고 시장 소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다음 달에도 최소 0.5%P에서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빅스텝이 기정사실로 자리 잡았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가 5%대에 달할 정도로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어 물가를 잡을 극약처방으로 빅스텝을 꺼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특히나 우리 소비자물가엔 주택 가격 상승이 빠져 있어 5%대가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한은은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유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다음 금통위 회의가 3~4주 남아 있어서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때까지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한은이 다음 달 빅스텝에 나서더라도 올해 안에 한·미 금리차가 역전돼 외화 유출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사실상 기준금리 상단이 같은 현재 이미 한·미 금리차는 역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을 '복합위기'로 규정하고 매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당장 오는 19일 첫 번째 회의를 열어 농축산물 가격, 유가 동향 등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