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지긋지긋한 모기 탄생 막을 '신의 한 수' 나올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는 '모기' 소리를 조금은 덜 듣게 될 날이 올지 모른다. 미국 연구진이 모기 증가를 막을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될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냈다.

주인공은 야마나카 나오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UCR) 교수팀이다. UCR에 따르면 연구팀은 '엑디손' 수송체 단백질에 주목했다.

엑디손은 모기를 비롯한 곤충이 유충에서 성충으로 거듭나는 갖가지 과정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수송체 단백질을 통해 세포에 전달, 제 역할을 한다.

세포로의 엑디손 전달을 막으면 당연히 새로운 모기 탄생을 막을 수 있다. 다만 많은 곤충이 같은 생체 메커니즘을 가진 만큼, 모기만 사정권에 둘 수 없는 것이 문제였다. 모기만 잡으려던 것이 자칫 엄청난 혼란을 부를 수 있다.

이러던 차에 UCR 연구팀이 새로이 발견했다. 초파리를 비롯한 다른 곤충들이 네 가지 엑디손 수송체 단백질을 가진 반면에 유독 모기만 세 가지만 가진다는 것이었다. 모기만 가지지 못한 수송체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야마나카 교수조차 이를 두고 “신비하다”고 표현할 정도다.

이런 사실은 모기 개체 수를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론 마련의 실마리가 된다. 화학물질로 모기가 가진 세 가지 엑디손 수송체 단백질만 기능을 차단한다면, 다른 곤충에는 큰 피해 없이 모기만 겨냥해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야마나카 교수는 “다른 곤충에 대한 피해는 적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기를 겨냥한 신의 한 수를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야마나카 교수팀은 또 다른 방법론도 연구하고 있다. 모기 문제 처리는 하나가 아닌 여러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든 수컷 모기를 야생에 풀어 짝짓기 후 알의 부화를 막는 것도 연구팀이 내세우는 방법이다.

사실 모기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 시도는 그 이전부터 있었다.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유전자 조작 방식도 있다. 생명공학 분야 기업 '옥시텍'은 피를 빠는 암컷 모기가 유충 시기를 넘기지 못 하도록 하는 유전자 변형 모기를 개발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를 비롯한 전 세계 연구진이 만든 컨소시엄 '타깃 말라리아'는 인위적으로 수컷 모기만 태어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모기를 만들었다.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진은 아예 암컷 모기를 수컷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했다.

다만 이런 시도 이면에는 고민도 있다. 모기 개체 수 조절을 넘어 박멸에 이른다면 혹시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일례로 모기 수컷의 경우 벌처럼 꽃의 수분을 돕는다. 전체 생태계가 유지되는 데 긍정적 역할이 분명히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