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현의 테크와 사람]<6>1인가구 시대의 지킴이 기술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lt;6&gt;1인가구 시대의 지킴이 기술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매년 발간하고 있는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1년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31.7%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라고 한다.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유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1인 가구 전체에서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70대가 아니라 20대다. 20대는 전체 1인 가구의 19.1%를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30대, 50대, 60대, 40대 순이다. 흔히 1인 가구라 하면 노인 연령대가 많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젊은이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부모의 보살핌을 벗어나 공부에 매진하거나 일자리를 찾기 위해 객지로 떠나 있는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응원과 격려를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1인 가구는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자고로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비록 물리적으로는 혼자 살지만 가상공간을 매개로 한 동호회 및 인적 교류를 통해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 욕구를 채우며, 밀키트·즉석식품·배달음식·새벽배송을 통해 식생활을 해결하는 양상이 바로 1인 가구를 특징짓는 라이프 스타일이 됐다.

그러나 많은 1인 가구는 여전히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2019년 기준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 평균의 36.5%(2162만원)에 불과하는 등 최저임금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들의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주거·수도·광열비, 음식·숙박비, 식료품·비주류음료 구입비에 전체의 절반을 쓰고 있다. 1인 가구가 호소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균형 잡힌 식사와 위급 상황에서의 대처 문제였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커다란 문제였고, 우리에게도 결코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고독사는 결국 1인 가구 구성원 스스로 자각하고 있는 건강과 비상시 대처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시급하고 절실한지 잘 보여 준다.

최근에는 독거노인을 위한 AI 스피커나 로봇 기술이 점점 더 사용자 친화적인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얼마 전 한 통신사의 TV 광고에도 나타나 있지만 평소에는 말동무와 정보제공자 노릇을 해 주는 로봇, AI 스피커가 비상시에는 위급상황을 관계 기관에 통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이버물리시스템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활용하면 독거노인이 갑자기 쓰러질 경우 자세의 급격한 변화를 센서로 감지해서 건강상황을 체크하고, 관련 기관에 자동으로 통보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주로 노인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는 이러한 기술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기술로 시급히 확장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문 결과에 의하면 학업·직장을 위한 1인 가구라는 응답이 전체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했다. 바짝 뒤따르는 사유는 배우자 사망이다. 각각 청년과 노인의 독거화 과정을 잘 설명한다. 그 뒤를 1인 가구라는 형태를 선호해서 혼자 살고 싶기에 그렇다(16.2%)는 사유가 잇고 있다. 결국 전체의 절반 정도는 1인 가구 형태를 선호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1인 가구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비자발적 1인 가구에는 주변의 심리적 지지와 격려를 쉽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 경제적, 정서적 측면에서 고립돼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따라서 1인 가구가 다른 이들과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회 자본'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주변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1인 가구는 앞으로도 로봇, AI와의 소통을 돌파구로 삼을 확률이 높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과 첨단 기술의 조화를 통해 1인 가구의 삶의 질이 나아지길 기대해 본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alohakim@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