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상인간, '공존의 묘' 필요

로지 프로필 사진
<로지 프로필 사진>

가상인간들의 활약이 종횡무진이다. 유통업계를 비롯해 금융,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 발달로 실제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지난해 8월 선보인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로지'가 대표적이다. 신한라이프 TV 광고에 출연했지만 가상인간이라고는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이 활성화되고 MZ세대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활용도도 높아졌다. 최근 유통업계가 가상인간 영입에 활발하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광고 모델은 배우 유아인을 닮은 가상인간 '무아인'이 꿰찼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최초의 가상인간 패션모델 '류이드'가 가수 싸이와 호흡을 맞췄다. 롯데홈쇼핑은 가상인간 '루시'를 직접 개발해 모델 활동뿐만 아니라 쇼호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가상인간은 스타트업 브러드의 '릴 미켈라'다. 샤넬, 프라다, 디올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며 연간 약 13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가상인간은 노화가 없고 체력 저하가 없고 과거가 없다는 '3무'(三無)가 특징이다. 특정 연령대를 타깃으로 언제나 그 모습을 유지한다. 스케줄이 아무리 많아도 무한 체력이어서 물리적 시간 제한이 없다. 또한 학교폭력, 미투 등의 스캔들로부터 자유롭다. 이들을 고용한 기업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인기를 반영하듯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이어진다. SK스퀘어는 온마인드를 첫 투자처로 택했다. 디오비는 50억원을 유치했고, 자이언트스텝은 하이브가 4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이들의 인기는 현실 일자리 감소와 이어질 수 있다. 성희롱, 욕설 등 윤리 문제도 대두된다. 대부분 가상인간이 여성 모습이어서 여성의 상품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메타버스 등 기술의 발달은 이들의 활약이 더 눈에 띄게 할 것이다. 인간과의 '공존 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