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사업전략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기인사는 아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등 급변하는 위기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권영수 부회장은 폴란드 공장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점검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오르며 제조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일 이혁재 전 콘티넨탈 북미지역 대표이사를 영입해 CSO(최고전략책임자·부사장)로 임명하고, 최고경영자(CEO) 직속 전략조직으로 승격했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전사 경영 전략을 총괄한다. 과거 북미 지역 사업 경험을 토대로 북미지원총괄 역할도 겸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자동차 전장 분야의 오랜 전문가로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와의 고객관리와 미국·멕시코 공장 운영 총괄 경험 등을 보유한 인물이다. 회사의 전사적 전략 방향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마트팩토리 운영과 북미 공장 안정화를 위한 인사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북미 지역 생산 안정화를 위해 자동차전지사업부 산하 북미생산총괄 조직을 신설했다. 북미생산총괄은 최석원 폴란드법인장(전무)이 담당한다. 또 산하에 생산지원담당 조직을 신설해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더불어 가동률·품질·수율 조기 안정화 등을 위한 업무를 맡도록 했다.
이 같은 조직 변화에 발맞춰 권 부회장은 폴란드 생산 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추진 상황 점검에 나섰다. 유럽 주요 협력사와 기술 협력 확대 방안 등도 직접 챙긴다.
출장 기간 방문하는 회사의 폴란드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연 70GWh)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거점이다. 최근 생산 능력 확대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스마트팩토리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지멘스 암베르크 디지털 공장을 방문하고, 지멘스 디지털 인터스트리 부문 세드릭 나이케(Cedrik Neike) CEO 등 주요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지능형 공장인 암베르크 공장은 1989년부터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 높은 수율을 자랑하는 '꿈의 공장'으로 불린다.
1000여개의 IoT 센서로 공정 단계마다 제품 이상 유무를 사전 점검해 불량률 발생을 최소화하고, 모든 생산과정을 데이터화해 위험요소를 차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공장 대비 에너지 소비량, 제품 생산 시간 등을 30~50% 감소시켰고 불량품 발생도 100만개 중 10개 미만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지멘스와 '배터리 제조 기술의 디지털 및 효율화'를 위해 업무협약(MOU)를 맺을 때 지멘스 경영진과 한국에서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양사는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변화, 배터리 산업의 성장 등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갖고 양사의 양사의 협력을 논의했다. 이번에 양사는 또 한차례 스마트팩토리 관련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수 부회장은 “글로벌 생산 현장에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전 세계 법인이 표준화된 생산 프로세스로 하나의 공장처럼 운영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QCD(품질·비용·납기)를 제공해 고객이 신뢰하는 수익성 No.1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