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대위 룰' 수정에 안규백 사퇴… 우상호 ”당무위 의견 듣겠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보복 수사 대책과 전당대회 준비 등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보복 수사 대책과 전당대회 준비 등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당대회 룰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의 안에 일부 손을 대면서 안규백 전준위원장이 반발하며 사퇴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광주 전남대 본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당·정·학 간담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전준위 내용을 비대위에서 토론하고 이를 당무위에서 최종결정하는 절차다. 지금까지 전당대회·경선 룰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 대립이 있었다”며 “과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최대한 원만하게 의견을 수렴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준위는 4일 선거인단 구성과 반영 비율 수정, 예비경선 과정에서 국민 투표 비율을 30% 반영하는 내용 등 골자로 한 전당대회 룰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비대위는 전준위의 결정을 일부 뒤집었다. 수정된 전당대회 룰은 최고위원에 대한 1인 2표 투표 중 한 표는 자신의 권역 내 출마한 후보 중 한 명에게 행사하도록 했다. 또 예비경선 역시 전준위 의결과 달리 '중앙위원회 100%'인 현행안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29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전준위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29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전준위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비대위의 결정에 반발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안 위원장은 5일 “당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있어서 최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고자 당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에 국민 여론조사의 반영비율을 신설·확대(예비경선 30% 신설, 본경선 10→25% 확대)했다”면서 “하지만 비대위는 대표적인 개혁안 중 하나로 예비경선 선거인단 구성에 국민 의견을 반영한 안을 폐기했다”고 비판했다.

김성주 전준위 부위원장도 5일 전자신문과의 통화해서 “전준위원과 비대위 등과 의견을 교환해야 할 것 같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 비대위원장은 전준위의 반발을 이해한다면서도 비대위의 결정이 필요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우 위원장은 “중앙위 100%로 예비경선 컷오프를 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낸 이유는 여론조사 변별력 확보가 어렵다는 의견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고위 선거에서 지역캡을 씌운 건 지난 수년 동안 호남·충청·영남권 출신 최고위가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다음 총선을 앞두고 전국적인 여론을 청취해야 한다. 그러나 호남·충청·영남 지역 출신이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하면 심각하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전준위와의 교감이 있었다는 설명도 했다. 우 위원장은 “전날 열린 비대위 비공개 간담회에 안 위원장과 조승래 간사가 참석해서 충분히 많은 대화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비대위안을 전준위에 잘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준위가 비대위안 중 반영한 것도 있지만 비대위 반영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이건 기간 사이에 다른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전준위를 무시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룰 관련 문제는 기본적으로 내일 열릴 당무위에서 논의하게 된다”면서 “당무위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