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외계 행성서 '물' 발견…'경이로운 우주' 사진 공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우주. 사진=NASA/ESA/CSA/STScI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우주. 사진=NASA/ESA/CSA/STScI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결과물이 정식으로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는 미국 메릴랜드주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진행된 실시간 라이브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JWST의 성능을 알렸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공개한 ‘SMACS 0723’ 은하단에 이어 총 3건의 천체 사진과 1건의 특정 외계행성 대기 분석 데이터가 그 주인공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탑재된 NIRCam(왼쪽)과 MRI로 촬영한 남쪽고리 성운. 사진=NASA/ESA/CSA/STScI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탑재된 NIRCam(왼쪽)과 MRI로 촬영한 남쪽고리 성운. 사진=NASA/ESA/CSA/STScI

이날 행사에서 가장 먼저 공개된 사진은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진 남쪽고리 성운(NGC 3132, 팔렬 성운). 이 성운은 죽어가는 별을 팽창하는 가스 구름이 둘러싼 형태의 ‘행성상 성운’이다. 성운의 중심의 죽어가는 백색 왜성은 외부층을 날려버릴 정도로 매우 뜨겁고 강한 자외선을 방출하며 주변을 밝힌다.

허블 우주망원경(위)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각각 촬영한 용골자리성운. 사진=NASA/ESA/CSA/STScI
허블 우주망원경(위)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각각 촬영한 용골자리성운. 사진=NASA/ESA/CSA/STScI

허블 망원경을 통해 눈부신 가스구름을 보여줬던 ‘용골자리 성운’(NGC 3372)은 JWST에 의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했다.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성운은 300광년 이상 뻗어 있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이 거대한 성운 안에는 죽어가는 극대거성 ‘용골자리 에타’, 가장 젊은 별 형성 성단 중 하나인 산개성단 ‘트럼플러 14’ 등이 포함돼 있다. 거대한 별들의 요람인 셈이다. 허블의 이미지와 비교하면 보다 선명하고 또렷한 모습을 포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슈테팡 5중 은하. 사진=NASA/ESA/CSA/STScI
슈테팡 5중 은하. 사진=NASA/ESA/CSA/STScI

5개 은하가 서로 밀고 당기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슈테팡 5중 은하’의 모습도 공개됐다. 지구에서 2억 8000만 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다. 5개의 은하가 가까운 거리에서 춤추듯 거리를 좁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해 ‘슈테팡 5중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사진 상에는 5개 은하가 있지만 실제로 상호작용하는 은하는 4개다.

WASP-96 b의 스펙트럼. 수증기 형태의 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NASA/ESA/CSA/STScI
WASP-96 b의 스펙트럼. 수증기 형태의 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NASA/ESA/CSA/STScI

행사의 마지막은 이미지가 아닌 스펙트럼 분석 결과가 장식했다. 지구로부터 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WASP-96 b’은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기대 받은 외계행성이다. 이날 나사는 JWST을 통해 WASP-96 b의 분광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증기 형태의 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SMACS 0723’ 은하단. 중력 렌즈 역할을 하며 뒤에 있는 별들을 확대해 보여준다. 허블 망원경(왼쪽)이 촬영한 이미지와 비교하면 희미한 빛까지 잡아낼 뿐만 아니라 촬영에 수 주가 필요한 허블과 달리 12.5시간 만에 완성했다. 사진=NASA/ESA/CSA/STScI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SMACS 0723’ 은하단. 중력 렌즈 역할을 하며 뒤에 있는 별들을 확대해 보여준다. 허블 망원경(왼쪽)이 촬영한 이미지와 비교하면 희미한 빛까지 잡아낼 뿐만 아니라 촬영에 수 주가 필요한 허블과 달리 12.5시간 만에 완성했다. 사진=NASA/ESA/CSA/STScI

JWST는 나사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 우주국(CSA)이 협력해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끝에 개발한 초대형 우주망원경이다. 빅뱅 직후인 135억 년 전 '태초의 빛'을 포착하고 우주의 비밀을 풀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JWST는 지난해 12월 25일 지구와 달 거리의 4배인 약 160만km 떨어진 라그랑주2(L2)를 향해 발사됐다. 이 공간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으로, JWST의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점이다.

나사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소속 천체 물리학자 앰버 스트론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우리가 보는 모든 빛의 점들은 각기 다른 하나의 별이다. 우리는 저 별들을 관측해 궁극적으로 우리의 태양과 행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