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운반로봇 126대로 생산성 제고…스캔부터 포장까지 '원스톱'

AGV가 작업자에게 물건 옮겨줘
불필요한 동선·작업과정 없애
기존 센터 대비 생산성 55% 향상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풀필먼트센터에서 무인운반로봇(AGV)이 선반을 옮기고 있다.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풀필먼트센터에서 무인운반로봇(AGV)이 선반을 옮기고 있다.

“피킹부터 검수, 포장, 분류까지 모든 과정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생산성은 기존 센터 대비 55% 향상됐습니다.”

지난 13일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찾았다. 지난해 12월 가동한 이 곳은 연 면적 3만8400㎡(1만1616평)에 5층 규모로 1개층이 스마트층으로 운영되고 있다. 풀필먼트는 여러 고객사 상품을 공동 보관하며 재고관리·포장·검수·출고·배송을 일괄 처리하는 서비스다. 네이버쇼핑·발란 등 66개 판매자가 군포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스마트층에 들어서자 상품을 보관한 선반들이 질서 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인운반로봇(AGV)이 선반을 들어 올려 작업자 호출에 맞춰 이동하고 있었다. 지름 70㎝ 안팎의 원형 AGV가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는 최대 1톤에 달한다.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풀필먼트센터에서 상품이 담긴 박스가 디지털중랑계 검수를 통과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풀필먼트센터에서 상품이 담긴 박스가 디지털중랑계 검수를 통과하고 있다.

일반 센터는 작업자가 상품을 찾으러 다니지만 군포센터는 상품을 담은 선반이 작업자를 찾아온다. 작업자는 제자리에서 상품을 꺼내 포장 박스에 물건을 담기만 하면 된다. 물건을 담은 박스 또한 AGV가 직접 검수대로 옮긴다. 작업자의 불필요한 동선과 작업과정을 로봇으로 대체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센터에는 총 126대의 AGV가 운용되고 있다.

포장 박스 배정에도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다. 군포센터는 주문 상품 종류·수량에 맞춰 부피·무게를 자동 계산하는 시스템을 통해 가장 적합한 박스를 배정한다. 입고 상품별로 체적·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축적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서로 다른 종류의 상품을 한 박스에 담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박스 교체·재포장 등의 불필요한 작업이 발생할 일이 없다.

검수 과정 또한 자동화 기술이 적용됐다. 컨베이어 위에 박스를 올려놓으면 디지털중량계가 무게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측정값이 기존 상품 무게 데이터와 비교해 ±5% 이내면 통과되고 초과하면 별도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주문 내역이 100g 영양제 2개와 300g 무게 손세정제 1개일 경우 포장 박스 무게가 475~525g이면 검수존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포장 과정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다. 검수를 마친 박스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는 3D 비전 스캐너로 빈공간을 측정해 로봇팔이 적정한 양의 종이 완충재를 넣는다. 테이핑, 송장부착 등의 작업도 모두 벨트 위에서 사람 없이 진행한다. 자동화 기술 덕분에 포장생산성만 약 30~40%가량 향상됐다.

군포센터는 24시 주문 마감한 상품을 익일 배송하는 것은 물론 당일 배송을 위한 물류 프로세스도 운영 중이다. 물류 전 과정에 걸쳐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고 축적한 데이터를 곳곳에서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향후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조주형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장은 “융합형 풀필먼트를 통해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e커머스 셀러들이 판매·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비자에게는 배송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포(경기)=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