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대학생 소프트웨어 창업 지원방향

[미래포럼]대학생 소프트웨어 창업 지원방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SW중심대학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이 소프트웨어(SW)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의 경우 SW 창업교육과 경진대회를 통해 매년 30여개의 SW 창업동아리가 만들어지고, 그 가운데 10여개팀이 정식 SW 창업기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다. 창업 2년 만에 매출 수억원을 달성한 기업도 탄생했다. 물론 학부생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니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다. 경영 마인드와 기술력이 부족하고, 시장과 고객의 필요에 따른 통찰력도 미흡하며, 효과적인 팀워크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제품을 출시하고 매출을 발생시키는 팀이 드물고, 중도에 활동을 그만두는 팀이 더 많다.

그럼에도 SW 창업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SW 창업을 통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해결 능력과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 때문이다. SW 창업 동아리 학생은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SW 전공생과는 실력 면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전공 수업에서 개인 과제 수준의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지만 회사에 들어가면 업무 전문가 및 동료 개발자들과 협업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서만 개발할 수 없다.

SW 창업팀은 타과 전공 학생과 팀을 이루어 기획하고 개발하고 마케팅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시장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는 맡겨진 일만 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창업을 하면 시장, 고객, 상품개발, 마케팅, 영업, 회계, 세무, 노무 등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과 많은 협의를 해 대안을 찾게 된다. 창업활동을 통해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문제해결 능력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가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틀에 박힌 주입식 교육시스템으로 말미암아 혁신을 주도하는 젊은 인재가 제대로 양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SW가 모든 영역에서 핵심이 되어 가는 시대에 SW 전공생을 혁신 주도 인재로 길러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학과의 학생과 팀워크를 이루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SW 기술을 통해 그것을 구현하고 사업적 성과를 경험해 보는 것이야말로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는 산 교육이 아닐 수 없다.

대학생 SW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 주어야 한다. 첫째는 창업에 실패할 경우 시간만 낭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창업의 경험은 오히려 가산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창업을 통해 배운 도전정신과 열정, 창의성, 프로젝트 경험, 문제해결 능력은 모든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창업 실패로 인한 금전 손실과 더 나아가 신용불량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외부 차입이 과다할 경우 실제 그런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창업가로서 기질이 있는 학생마저도 감히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므로 이런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도록 대학에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대학 내에 창업 활동을 위한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시제품 개발과 사업화에 들어가는 자금을 최대한 지원, 재정적 위험 부담을 최소화해 주어야 한다. 또 성공 가능성이 있는 팀은 창업경진대회, 예비창업패키지, 디딤돌과제와 같은 정부지원사업에서 초기 창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성장단계별 자금 유치를 통해 지속적인 동기 부여가 되도록 지도해야 한다. 대부분의 SW 창업팀은 사업화 과정에서 좌절하거나 기술개발에서 어려움을 겪어서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현업 경험이 풍부한 사업 멘토와 기술 멘토를 매칭해 주어서 사업화 단계별로 필요한 조언을 해 주고, 기술개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야 한다.

과기정통부가 SW중심대학사업을 통해 SW 교육뿐만 아니라 SW 창업에도 관심을 기울여서 지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로 인해 SW 전공생 가운데에도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점점 늘고 있다. 대학에서도 의지를 발휘해서 SW 창업을 정규 교과목으로 운영하고, 유능한 전문가 멘토들을 참여시키며, 실질적인 재정 지원을 확대해 사회 전반적인 혁신을 주도할 SW 창업 인재를 많이 양성하길 기대한다.

임금순 한양대 ERICA 교수 kumsl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