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엔진 빛으로 동작...국내 연구진 엔진 효율 향상 가능성 열어

초방사 엔진 특성 사진=안경원 서울대 교수
초방사 엔진 특성 사진=안경원 서울대 교수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작동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 구현을 통해 엔진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가능성을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안경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이 빛으로 작동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21일 밝혔다.

초방사는 양자역학적으로 질서정연하게 구성·행동하는 원자들이 집단으로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현상이다. 초방사 양자 엔진은 강하게 방출된 빛 압력으로 작동하며 엔진의 동작을 위해 순간적으로 초방사 현상을 켜고 끌 수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제어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다수 원자를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양자 중첩상태로 만들고, 그 양자 위상을 직접 제어하면 초방사 현상을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체스판 모양 나노 구멍 격자를 통과한 일부 원자들을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양자 중첩상태로 만든 후 이러한 원자들이 두 개 거울로 구성된 공진기 안에서 빛을 내도록 했으며, 거울은 빛 압력을 받아 엔진 피스톤 역할을 하도록 실험 장치를 구성했다. 이때 레이저를 통해 원자들의 양자 위상을 제어해 원자들이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현상을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원자가 방출한 빛의 압력에 의해 가열, 팽창, 냉각, 수축 등에 따라 양자 엔진이 작동, 팽창과정에서 엔진 온도는 15만도까지 올라갔다. 또 그에 따른 엔진 효율은 98%에 달해 기존 연구에서 엔진 온도가 최고 1만도, 엔진 효율이 48%였던 것과 큰 대비를 보였다.

안경원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으로 작동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첫 사례”라며 “양자 중첩상태를 정밀하게 조절하여 초방사 현상을 제어하는 기술개발을 통해 원자물리 및 양자정보처리 등 분야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엔진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에 22일 게재됐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