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디지털 인재 강국 초석 'AI융합교육'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지능정보사회 핵심 기술인 머신러닝, 딥러닝을 비롯한 다양한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간 고유 영역으로 인식되던 인간의 지적 능력까지 컴퓨터로 구현되면서 AI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공지능·메타버스 등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대전환은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시대 도래와 디지털 인재 양성

인공지능 시대(the Era of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가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전환과 함께 미래사회를 표현하는 용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언한 이후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가운데 교육 분야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 영역의 하나이다. 코로나19로 교육계에서는 디지털전환을 경험했는데 전국 학교에서 전면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육 분야에서 첨단 기술 적용에 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범정부 차원에서 2019년 10월 '인공지능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부가 주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2020년 11월 '인공지능 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서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이 공존하는 교육 패러다임 실현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교육정책 3대 방향으로 '감성적 창조' '초개인화 학습환경' '따뜻한 지능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를 포함한 교사 협업을 통해 교사-학생 간 교수·학습에서 교사와 AI보조교사-학생 간 교수학습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4월 윤석열 정부는 교육 분야 국정과제 가운데 대표적 교육과제로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이는 급변하는 미래사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을 디지털 대전환 시대로 이끌어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새로운 정책 영역이 구축되는 시점에서 미래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 교육 관련 역량을 갖춘 교사 육성은 인공지능 인재를 기르는 데 이바지해서 국가의 인적 자원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며, 궁극적으로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AI융합교육 탄생과 성장

'AI융합교육'은 2020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새로운 교육정책 과제다. 인공지능을 개념과 이론적으로 가르치는 'AI 교육'과 비교할 때 AI융합교육은 조금 더 확장된 실용적 개념으로, AI 이론과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교과에 융합하고 나아가 AI 기술을 활용해서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는 미래 교육 방향을 의미한다. 초·중등교육에서 'AI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일반 교과에서 AI 이론과 개념을 융합하는 '내용적 융합',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AI 활용 수업'을 포함한다.

AI융합교육은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진행형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내용적 융합'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일반 교과에서 인공지능이나 데이터 사이언스의 내용을 연계해 각 교과의 문제나 이슈를 해결하는 융합교육으로 연구되고 있다. AI활용 수업은 각 교과의 수업을 위해 AI를 교수학습 도구나 매체로 활용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특히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지향하는 관점에서 학생의 수준에 대한 진단, 개인별 맞춤형 처방과 학습 지원, AI를 활용한 평가와 피드백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AI융합교육의 현장 적용 활성화를 위해 교원의 전문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현장의 AI융합교육 리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부는 17개 시·도 교육청과 2020년 9월부터 전국 38개 대학에 AI융합교육 석사과정을 신설했다. 매년 1000명의 현직 교사를 선발, 전국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3차 연도인 2022년에는 참여 대학이 46개로 늘어났고, 재학생도 3000명에 이르고 있다. 이화여대 AI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는 지난 2년 동안 각 대학에서 새로 구성하는 교육과정 개발을 지원하고, 필요한 교육자원을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전국 AI융합교육 전공 운영 대학 현황
<전국 AI융합교육 전공 운영 대학 현황>

◇디지털 인재 강국을 위한 AI융합교육 과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5년에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AI의 내용에 대한 교육과 함께 전체 교과에서 AI 소양이 융합된 교육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 K-에듀플랫폼에는 AI 기반 지원 시스템과 메타버스 기반 교육 프로그램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AI융합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미래 교육의 필연적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인재 강국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은 초·중·고교에서 시작해야 한다. 향후 6000명 이상의 AI융합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현장에서 활동하게 되는데 미래 교육으로 전환하는 학교 현장을 실제로 이끌어갈 리더 교사가 되길 기대한다. 이들은 현장에서 AI융합교육 학습모임, 연구모임, 동료장학 등 다양한 형태로 자율적 혁신의 리더가 돼야 하며, 정부는 이를 위한 현장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교사가 주체가 되어 학교 현장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AI 교육혁명을 기대한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jychung@ewha.ac.kr

〈필자〉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국내 유일의 AI융합교육연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미래교육 전문가다. 정 교수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를 취득했다. 제4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부에서 사무관과 서기관을 거치며 교육정책 기획과 집행을 수행했다. 이화여대 교수로 부임해서 호크마교양대학장을 지냈다. 현재 대학 기획처장직을 맡아 대학 혁신을 위한 기획·평가·예산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원하는 미래교육연구소장, 창의교육거점센터장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