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칩4' 동맹 합류해야 장기적으로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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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데이터, 전망 분석
"中 반도체 자급 능력 키워
한국 기회 점차 줄어들 것"
美, 이달 내 가입 확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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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제안한 반도체 동맹 '칩4'에 우리나라도 합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중국이 반도체 자급 능력을 기르는 만큼 중국 시장 기회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글로벌데이터의 조세프 보리 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이 중국 내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거나 유지할 기회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우리나라가 칩4 동맹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칩4 동맹은 미국이 제안한 국가 간 반도체 협력체다. 미국이 일본, 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중국을 견제할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8월 안으로 우리나라의 가입 여부 확정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칩4 동맹에 가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국 견제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수차례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 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우리나라의 칩4 동맹 가입을 두고 “상업적 자살 행위”라고 주장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가운데 30%는 중국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글로벌데이터는 한국 반도체의 중국 내 위상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국가 집적회로(IC) 산업 발전 촉진 강요'를 통해 반도체 1기 펀드를 조성, 1387억위안(약 26조원)을 투입했다. 반도체 설계 능력 개선과 생산 공장(팹) 확보가 주 목적이다. 2019년에는 2000억위안(약 38조원) 규모의 2기 펀드를 마련해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투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면 한국 기업의 수출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도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중국의 반도체 설비 투자로 혜택을 보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도 장기적으로 시장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짙다. 보리 연구원은 “한국이 단기적으로는 (중국과 미국 간) 같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미국과 좀 더 긴밀하게 연대해 상황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