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메모리 반도체'도 옥죈다.

미국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장비 수출 규제'라는 새로운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에 맞서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선다.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일 로이터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YMTC를 비롯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자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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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에 투입하는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아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첨단 제품 제조 공정에는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장비가 투입되고 있다. 로이터는 수출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조치가 현실화하면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만을 겨냥한 미국의 첫 수출통제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군사 영역에 한정했던 '국가 안보' 범위를 메모리 반도체까지 넓힌 것이라고 봤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 자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약 25% 점유율을 확보했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 기업이 정부 지원금,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물량 공세에 나서면 시장 수요를 내줄 공산이 크다. 실제 미국 백악관은 작년 6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국가 보조금으로 240억달러(약 31조4000억원)을 받은 YMTC가 자국 업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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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번 규제를 시행하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안에서 2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칩 사업을 인수했다. 미국의 규제로 핵심 장비의 중국 반입이 어려워지면 당장 생산계획이 틀어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공정 개발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 상무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대한 국가 안보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