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공방' LIV골프 VS PGA... PGA투어 다음시즌 5428억 '베팅'

지난 1일 막을 내린 LIV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3차대회 모습.
지난 1일 막을 내린 LIV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3차대회 모습.

LIV골프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주도권 다툼이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유럽에 이어 이번엔 PGA 안방인 미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켈슨 등 LIV골프로 이적한 11명의 선수들은 PGA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 법원에 반독점법 위반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PGA 측이 징계근거로 내세운 타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할 경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대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횡포이자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7월에는 이안폴터 등 LIV골프 시리즈 출전선수들이 스코티시오픈 출전을 금지한 DP월드투어(유럽프로골프투어)를 상대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출전금지 결정을 뒤집기도 했다.

법정까지 확대된 LIV골프의 공세 속 시즌 최종전을 앞둔 PGA투어 선수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결정의 시간이 임박한 분위기다. 강경한 PGA의 대응에도 LIV골프 시리즈로 이적하는 선수들이 늘면서 LIV골프 시리즈 필드도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머뭇거리다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

지난 1일 막을내린 LIV골프 인비테이셔널 3차 대회(총상금 2500만달러)에서는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직까지 내던지고 LIV골프 이적을 선택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첫 출전에 우승까지 차지하며 3일 만에 62억원에 달하는 두둑한 상금을 챙겼다. 게다가 스텐손은 LIV골프로 이적하는 대가로 LIV골프 측으로부터 계약금 5000만달러(약 6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더컵은 미국과 유럽의 자존심을 건 대륙 간 남자골프 대항전으로 스텐손은 오는 2023년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릴 예정인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이었다.

PGA투어는 5일 개막하는 원덤챔피언십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정규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125위까지 플레이오프 첫 대회 출전권이 주어지고 이후 2차전은 70위, 최종전인 3차전은 30위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최상위권 선수가 아닌경우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보단 다음 시즌을 어디서 뛰어야할 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PGA투어 머니게임 맞불…다음 시즌 총상금 5428억원

PGA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너핸.

PGA투어도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 PGA는 지난 2일 플레이오프 3개 대회를 포함해 총 47개 대회, 총상금 4억1500만달러 규모의 2022-2023 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등 8개 A급 대회의 경우 상금이 최대 2000만달러까지 인상된 게 눈에 띈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 총상금은 물론 대회 수 확대와 팬들의 흥미를 돋우는 승강제까지 거론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LIV골프를 견제하기 위해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A급 대회 규모 확대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LIV골프와 PGA투어 간 법정공방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세계 남자프로골프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기 싸움에서 이번 법정다툼 결과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DP월드투어가 LIV골프 이적 선수들을 대상으로 내렸던 스코티시오픈 출전 금지결정이 뒤집혔던 것 처럼 미국 법원마저 LIV골프 측 손을 들어준다면 PGA투어가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