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의회, 전문직 비자쿼터 등 경제·기술동맹 확대 공감대

군사·안보를 넘어 경제·기술까지 한미 동맹을 확대하기 위한 양국 의회간 협력기반이 다져졌다. 지난달 미국 의회가 '반도체 및 과학지원법'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전문직 비자쿼터 도입 등 양국간 첨단기술 교류를 위한 추가적인 제도적 지원 기대감이 커졌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국회를 방문,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국회를 방문,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간 만남에선 안보 분야의 대북 문제와 거버넌스 분야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와 함께 양국과 경제·기술 협력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양국 국회의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망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 동맹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구체적으로는 전문직 비자쿼터 도입을 통한 인력자원 교류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은 “(양국 의회 협력이)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미 의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라며 “또 첨단 기술 및 공급망 협력을 인적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직 비자쿼터 입법화 방안, 그리고 한인 입양인 시민권 부여 법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문직 비자쿼터는 그동안 우리 정부 측이 '반도체법'과 함께 미국 의회의 통과를 기대해 온 사안이다.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 국적자에게 연간 총 1만5000개의 전문직 취업비자를 발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 하원의장의 공식 방한은 20년 만이다. 김 의장은 “우리 신정부 출범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하원의장이 잇달아 방문하면서 한미 관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5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이니셔티브와 인도·태평양 경제 플레임워크(IPEF)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양국 관계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또한, “공동의 가치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는 것, 지구를 구하는 것 등 이야기할 것이 많고 기회도 많다. 국가 정상만이 아니라 의회간 협력으로도 이를 증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날 펠로시 의장 방한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의 직접 만남 여부를 두고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펠로시 의장 방문 당시 공항 의전이 없었다는 점과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만남 일정을 잡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반면, 야권에서는 미중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굳이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며 윤 대통령의 이번 행보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펠로시 의장은 회담을 마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그가 JSA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 일정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하원의장의 방한을 환영하며 한미 양국 국회의장 협의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