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도 셀프수리… 삼성·애플·구글 '격돌'

EU·美 '수리할 권리' 확산
이달 갤럭시 부품·설명서 제공
중고 스마트폰 시장 급성장 따라
신제품 판매 넘어 BM 영역 확대

스마트폰도 셀프수리… 삼성·애플·구글 '격돌'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자가 수리' 수요를 겨냥한 장외전에 나섰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이 신제품 판매에서 수리 영역까지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별도 지정 거점에서 수리·교체 서비스를 제공한 애플, 삼성전자, 구글 등이 개인 사용자에게 교체용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4월부터 미국에서 소비자가 스스로 아이폰을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셀프서비스 리페어'를 선보인 바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하는 배터리, 충격 등으로 파손된 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이나 수리에 필요한 공구를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앞으로 대상 부품을 늘리는 한편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미국에서 순정 수리 부품과 설명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서비스 대상은 대표 모델인 '갤럭시' 스마트폰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양분한 애플과 삼성이 모두 자가 수리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구글도 지난 6월 디지털 기기 수리 설명서 전문 기업인 미국 아이픽스잇과 협력해 북미, 유럽연합(EU) 등에서 순정 부품 판매를 시작했다. 자사 스마트폰 '픽셀'의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과 함께 공구·설명서 등을 제공한다.

닛케이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등에 따른 기기 교체 유도 전략이 자가 수리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처럼 현재 보유한 기기를 장기간 사용하기 위한 '수리할 권리'를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럽 의회는 지난 2020년 11월 이 같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결의를 채택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해 '수리할 권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뉴욕주 의회는 지난 6월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리에 필요한 정보·부품 제공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4~6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2억8600만대를 기록했다. 4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침체기에 빠졌다. 올해 전체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5% 적은 13억1000만대로 예상됐다.

반면에 중고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2500만대였으며, 오는 2024년에는 3억510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상승 등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중고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파손·고장 부품을 스스로 교체하는 사용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