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전폐'했던 센강 벨루가, 구조 중 끝내 하늘나라로

프랑스 센강으로 흘러들어왔던 벨루가(흰고래)가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이송 작업 도중 끝내 숨졌다.

10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벨루가는 특수 냉장 트럭에 실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해안으로 가던 중 호흡 곤란을 겪었고, 이후 소생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안락사를 결정했다.

벨루가와 동행했던 수의사 플로랑스 올리베 쿠르투아는 “이동하는 중에 공기가 부족해 벨루가가 눈에 띄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의사와 잠수부, 소방대원, 경찰 등으로 꾸려진 구조대는 전날 저녁부터 벨루가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잠수부 10여명을 투입해 벨루가를 그물에 안착시키는 데만 6시간 가까이 걸렸고, 이날 오전 4시가 돼서야 크레인을 이용해 벨루가를 물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

프랑스 북부 칼바도스 주(州)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구조 작전을 펼치던 중 고래가 죽었다는 소식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센강에서 처음 발견된 벨루가는 뼈가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영양실조 상태였지만, 얼린 음식이나 살아있는 먹이를 줘도 먹지 않고 식음을 전폐했다.

시셰퍼드 프랑스지부는 트위터에 “이번 이송 작전은 위험했지만, 죽을 위기에 처한 벨루가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벨루가는 주로 북극해에 서식하며, 현재 프랑스와 가장 가까운 벨루가 서식지는 센강에서 3000㎞가량 떨어진 노르웨이 북쪽 스발바르 제도다.

프랑스 강에서 벨루가가 발견된 것은 1948년 루아르강 하구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벨루가가 잡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