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마통금리 10% 육박…이자장사 빈축

케이·카카오·토스뱅크 대폭 인상
이자수익 늘며 상반기 순익 급증
이용자 “마통 연장 부담” 하소연

인터넷은행, 마통금리 10% 육박…이자장사 빈축

인터넷은행, 마통금리 10% 육박…이자장사 빈축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인터넷은행 마이너스통장 금리

#직장인 Y씨는 카카오뱅크를 이용 중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마통) 금리부담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통은행 대비 금리가 낮았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에서 안내한 금리는 연 6.197%로 시중은행과 비슷하거나 되려 높았다.

은행권 전반의 혁신 경쟁을 위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최근 대출 금리 등을 급격히 올리면서 소비자 빈축을 사고 있다. 금융서비스 혁신과 더불어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린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기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 장사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인터넷전문은행 3개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11일 기준 마통 금리는 모두 10%에 육박하거나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마통 대출금리가 연 4.99~13.56%로 상단이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는 연 5.28~9.46% △카카오뱅크는 연 4.818~6.884%이다. 이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마통 대출금리(4.861~6.60%) 상단을 웃도는 수준이다.

마통 평균금리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 금리와 유사하거나 높았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은행별 마통 평균금리를 보면 △KB국민은행이 연 5.14% △신한은행 연 5.09% △하나은행 연 4.65% △우리은행 연 5.01%이던 반면에 인터넷전문은행은 △케이뱅크 연 5.00% △토스뱅크 연 5.27%였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연 7.28%로 집계돼 7%대 중반을 기록했다. 이러다보니 인터넷전문은행 이용자 상당수가 은행 갈아타기에 나섰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레거시 은행의 타성과 관행을 깨고 새바람을 일으키는 '메기'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금융서비스 혁신과 더불어 영업점이 없는 대신 그 비용은 소비자 혜택으로 돌리고, 기존 금융사가 꺼리는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현재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대출 확대에 분주하다.

이자장사로 인터넷전문은행 순이익도 크게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넘게 늘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가 증가한 규모다. 전체 여신 잔액은 26조8163억원으로 전년 대비 9549억원 증가했다. 이자수익도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이자수익은 55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6%가 증가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을 보면 영업점이 없을 뿐이지 기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린다는 당초 취지도 이미 많이 바래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이중적인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일로다.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한 이용자는 “9월에 카뱅 마통 연장인데, 미리 신청해봤더니 6%가 넘어가더라”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카뱅 마통이 2년 사이에 연 2.6%에서 연 5.98%가 됐다. 금리가 오른 것을 감안해도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를 이용한다는 소비자는 “지난해 4000만원, 연 4.2%로 시작했는데, 최근 연 5.5%까지 올라오더니, 오늘 연장할 때 연 7.2%가 나와 마통을 해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통장 상품은 지난해 10월부터 신규 대출 취급이 중단된 상황으로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신용평점하위 50% 고객에게 나가는 중신용비상금대출' 금리”라며 “신용평점대별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오히려 카카오뱅크의 대출 금리 수준이 타행 대비 낮다”고 전했다.

자료:은행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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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