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방안은 단기간에 전주기 교육 디지털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교원 확보와 관련 투자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22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은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기획재정부·여성가족부 81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초중등 SW코딩 필수 교육을 비롯해 대학의 디지털 부트캠프, 영재 교육과정 등 대부분이 새로운 교육과정 도입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을 책임질 교원과 전문가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어야 단기간에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이번 종합방안에서 내세운 '100만'은 전문인재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일상과 업무에서 디지털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상징적인 목표에서 제시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구체적인 인재양성 목표이기도 하다. 기존 인력 양성 체계에서 가능한 49만명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교원 확보와 제도 개선에만 상당 시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를 포함한 5년이라는 단기간 목표를 제시한 것은 그만큼 관련 산업의 시계가 빨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학에서는 민간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을 통해 교원 확보 문제 실마리를 풀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전문가 확보 차이가 교육의 질적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반도체에 이어 디지털 분야에서도 수도권 대학 신증설을 허용했다는 점도 지방대 위기를 부추길 수 있어 우려된다. 지방대가 우수 교원과 전문가를 영입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혁신공유대학 등 프로그램과 지역혁신체계, 재정지원사업 한도를 넘는 지원도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초중등 교육에서는 디지털 교육 저변을 확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정보교육 수업 시간 확대나 SW 코딩 필수화 등은 2022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2026년까지 계획인 100만 인재 양성에 구체적인 기여는 힘들지만 사회의 디지털 전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시수를 두 배 확대로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두 배로 늘려도 초등 34시간, 중학교 68시간에 그친다. 한 학기를 17주로 편성했을 때 초등 6년 중 한 학기에 주당 한 시간만 하던 과목을 1년 동안 한 시간하는 수준으로 늘어났을 뿐이다. SW코딩 수업 필수화까지 추가했지만 정보교육 시간을 활용하는지 다른 시간을 활용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학교 재량에 맡기고 있어 해당 학교 교원 수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점도 문제다. 별도 정보나 코딩 시간보다 수학·과학 등 다른 과목에서 기본적으로 코딩을 활용하는 수업이 추천되지만 교원 재교육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 교사는 “다른 과목과 융합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해당 과목 수업 시간도 교육과정을 따라가야 해 다른 과목과 융합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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