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성 원전 습식저장시설이 2045년 포화된다. 특히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를 식힌 후 저장할 '건식저장시설'이 없어 시설 확대와 고준위 방폐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8월 중 고준위 방폐장을 원전 인근에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고준위 방폐장 관리 특별법'을 국회에 발의할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월성원전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 습식 저장시설은 2045년 포화 예정이다. 2042년까지 사용허가가 연장된 바 있는 신월성 2호기의 시설 포화율은 25.2%, 1호기는 30.9%다.
현재 월성원전 경수로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는 모두 습식저장시설에 저장하고 있다. 월성원전 내 건식 저장시설인 캐니스터 300기와 맥스터 14기에는 중수로 사용후 핵연료만 저장되고 있다. 특히 맥스터는 7개 모듈을 운영하다가 지난 3월 7개 모듈이 증설됐다. 캐니스터 300기는 모두 16만2000다발을 저장할 수 있다. 맥스터는 14기는 저장용량이 33만6000다발이다. 사용후 핵연료는 영구처분시설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원전 내 저장된다.
중수로는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투입하고 여기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는 내부 수조에서 6년 정도 열을 식힌 후 건식저장시설에서 공기로 식히고 있다. 반면에 농축 우라늄을 쓰는 경수로 사용후 핵연료는 습식저장시설에서 열을 식히는 데 15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건식 저장시설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
한수원 관계자는 “건식 저장시설이 중수로에만 있는 이유는 중수로에 매일 12개 이상 연료를 배치하기 때문에 사용후 핵연료가 1년 4500다발 이상 발생을 하기 때문”이라며 “영구처분시설 건설은 4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어 당장 경수로용 건식저장시설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건식 저장시설을 원전 부지 내 확충할 방침이다. 일례로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은 오는 9월 사업 기본계획을 이사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정부는 고준위 방폐장을 원전 인근에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고준위 방폐장 관리 특별법' 발의를 의원입법 형태로 이달 중 추진한다. 이 법안은 새 정부 원전 확대 기조를 반영해 부지 선정을 위한 지자체 부담을 지원하는 내용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준위 방폐물을 담당하는 정부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그 절차를 명기한다.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전담 조직을 만들고 처분장 위치 선정, 추진 절차, 주민 지원 절차, 의견 수립 등 내용이 포함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고준위 폐기물 관리 특별법을 국회에 8월 중 발의할 수 있고,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110개 이상 기술을 선정해 연구개발(R&D) 작업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제도적 인프라와 기술을 갖추면 정해진 스케줄 내에 고준위 방폐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원자력학회는 29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필수시설이라며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확보를 위한 특별법을 이번 정기국회 기간 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그 내용으로 △유럽연합(EU) 택소노미 요구대로 2050년 처분장 운영을 목표로 삼을 것 △부지 선정 과정의 과학적·투명성 △안전하고도 고효율적인 처분방식 기술 개발 및 활용 등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