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가전업계가 비상경영 체제로 돌아섰다. 수요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커지면서 신규 투자 집행을 유예하는 등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SK매직 본사 전경](https://img.etnews.com/photonews/2208/1567047_20220829164158_776_0001.jpg)
SK매직, 위니아, 휴롬, 신일전자 등 주요 중견 가전사는 올 하반기 들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거나 이에 준하는 경영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하되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재고 관리 강화, 수요 확대 전략 제시 등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SK매직은 지난달 하반기 시작과 함께 '위기대응체제'로 전환했다. 회사는 하반기 실적 개선 전략을 도출하고 필요치 않은 예산 집행을 유예하는 등 비용 절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위니아도 생산성 향상, 제조 라인 합리화 등 필수 투자 외 비용 집행을 미루는 강도 높은 경비 절감에 들어갔다.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위기 대응에 나섰다. 10여명으로 구성된 TF는 업무 프로세스와 비용 구조 효율화를 목표로 운영된다.
![신일전자 서울사무소](https://img.etnews.com/photonews/2208/1567047_20220829164158_776_0002.jpg)
신일전자와 휴롬도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 부진과 함께 재고 증가,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서큘레이터, 원액기 등 주력 품목의 성장률을 감안해서 생산량을 늘렸지만 갑작스러운 수요 둔화에 재고가 급증했다. 판매 부진이 깊어지면서 올해 초에 제시한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 목표도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 전년 수준으로의 재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가전업계 '비상경영 체제' 돌입](https://img.etnews.com/photonews/2208/1567047_20220829164158_776_0003.jpg)
가전업계의 비상경영 체제 전환은 상반기 실적 부진과 하반기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 영향이 컸다. SK매직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103억원에 그쳤다. 위니아는 올해 상반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신일전자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4% 줄었다. 원자재·물류 비용이 폭등한 데다 환율까지 고공 행진을 이어 가며 주요 부품 수입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는 하반기 이사·혼수 시즌과 대형 스포츠대회(월드컵), 연말 유통 이벤트 등 실적 반등 요인에 기대를 건다. 이 기간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전사 조직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한 요소로 '비상경영' 메시지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뿐 아니라 전 산업이 수요 둔화와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면서 “수요 둔화 요인이 인플레이션, 금리 등 기업이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비용 절감 등 긴축정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