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보험코어 전면 도입…일부 시스템 오류 '소비자 불편'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 탑재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 가동
시스템 안전화로 일부 업무 중단
보험계약대출 등 콜센터서만 진행

한화생명 IT시스템 장애 공지문
<한화생명 IT시스템 장애 공지문>

한화생명이 지난 13일 차세대 전산시스템 '보험 코어(core)'를 전면 도입하면서 일부 서비스가 중단돼 일부 고객들이 웹과 모바일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전산시스템 도입 초기 안정화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차세대 시스템 도입 때마다 서비스 '먹통' '오류' 등이 야기된 바 있어 더 큰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화생명은 2020년 4월부터 2년 5개월 간 사업 끝에 지난 13일 차세대 전산시스템 보험 코어를 본격 가동 중이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보험 코어는 그동안 흩어져있던 보험계약, 청약, 보험금 지급,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업무를 하나로 통합한 전산시스템을 말한다.

내년에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이에 맞물려 시행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회계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게 돼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있었다.

한화생명은 10여년만에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면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탑재했다. 특히 차세대 시스템 핵심인 클라우드 부문을 네이버클라우드에 맡기면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을 도입했다.

같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이 사업 용역을 맡아 진행했다. 계약 금액만 약 1007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도입이 목표였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하반기로 연기됐다.

문제는 이런 차세대 시스템 도입 초반엔 안정화 기간이 상당 기간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13일부터 19일 오후까지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보험계약대출과 상환 업무를 중단했다.

통상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서비스를 중단할 땐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하는데 이번과 같은 대규모 전산시스템 교체는 언제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할지 몰라 평일 시간을 잡아먹으면서까지 안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화생명, 보험코어 전면 도입…일부 시스템 오류 '소비자 불편'

보험계약대출 및 상환 건만해도 원래 서비스 중단 일정은 지난 16일까지였는데 시간이 더 필요해 19일로 연장한 바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시스템 오류로 인한 금융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고객이 많이 찾는 보험계약대출이 콜센터에서만 이뤄지면서 새 시스템 도입 여파가 벌써부터 일어나고 있다.

또 소비자와 업계가 차세대 시스템 도입 과정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건 다른 대형 보험사가 새 시스템을 도입할 때마다 장애를 겪은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삼성생명은 삼성SDS를 통해 'SAP-ERP' 도입 후 시스템 오류로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소비자 불편을 야기했다. 보험료가 과다 청구돼 돌려주는 일도 있었다.

교보생명은 LG CNS가 개발한 'V3' 오류 방지를 위해 당초 오픈 예정이었던 2018년 말에서 2019년 9월로 약 10개월이나 미루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 건은 콜센터 고객센터를 이용하도록 조치를 취했고 나머지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스템 도입 초기 성장통 같은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표] 한화생명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현황

한화생명, 보험코어 전면 도입…일부 시스템 오류 '소비자 불편'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