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한국인 최초 ISO 회장 선출...미·중 표준 경쟁 속 역할 기대

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ISO) 차기 회장. <사진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ISO) 차기 회장. <사진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으로 당선됐다. 한국은 ISO 기술관리이사회(TMB) 이사국으로도 선출돼 주요 정책위원회에서 우리 기술 국제표준화를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됐다. 3대 국제표준기구 중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국제전기통신연합(ITU) 수장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표준 패권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제44차 ISO 총회'에서 조 대표이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23일 밝혔다.

ISO는 167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표준 관련 국제기구로 자동차·조선·원자력 등 일반산업 분야 국제표준 개발하고 있다. 1947년 출범 이후 2만4335종 표준을 보유했다.

조 당선자는 78표를 얻어 데청 왕 중국기계과학연구총원 이사장을 41표차로 이기고 최종 당선됐다. 울리카 프랑케 현 ISO 회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까지 당선자 신분으로 함께 활동한 뒤 2024년부터 2년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표원은 외교부·현대모비스·KOTRA·한국표준협회와 함께 민관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조 대표이사 강점으로 국제표준화에 대한 깊은 이해, 탁월한 경영 성과로 입증된 리더십 능력 등을 부각하는 등 ISO 정회원국 대상으로 지지 교섭활동을 전략적으로 펼쳐왔다.

한국인이 ISO 회장에 당선된 것은 1963년 ISO 가입 이후 첫 성과다. 전문가는 조 당선자가 큰 표 차이로 중국을 제치고 당선된 배경으로 표준화 주도권 경쟁에서 올해까지 IEC·ITU 등 주요 국제표준기구 수장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점에 대한 반사이익을 봤다고 분석했다. 5세대(G) 이동통신 기술 등 중국이 표준 분야에서 주도하는 흐름을 경계해 미국 등 경쟁자들이 조 당선자를 지지했다는 평가다.

이희진 연세대 교수는 “이번 한국 ISO 회장 당선은 미국과 중국의 표준화 경쟁으로 인한 디커플링 우려 속에서 우리가 미·중 간 표준체계가 분리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룰-세터로서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한국은 ISO 기술관리이사회(TMB) 이사국으로 재선출됐다.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센터장이 이사직을 내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수행한다. TMB는 ISO 기술위원회(TC)를 설립하고 의장과 간사 등을 결정하는 정책위원회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TMB 이사국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조성환 대표이사가 국제표준을 총괄하는 세계적인 리더가 된 것을 축하한다”면서 “ISO 회장 진출을 계기로 표준으로 세계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와 참여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