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핀테크사 16곳 대표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 속도 내달라"

금융위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
규제로 혁신 서비스 출시 더뎌
벤처투자 위축도 겹쳐 이중고
제도 운영 투명성 요구도 빗발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앞줄 왼쪽 여덟번째)이 27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 박병원홀에서 열린 초기 및 중소형 핀테크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앞줄 왼쪽 여덟번째)이 27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 박병원홀에서 열린 초기 및 중소형 핀테크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규제로 인해 계획했던 혁신 서비스 출시가 더뎌지다보니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를 더 활성화해서 중소 핀테크 기업이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국내 중소 핀테크 기업 대표들이 금융당국에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와 투명한 운영에 속도를 내달라고 촉구했다.

금융위원회 권대영 상임위원 주재로 27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개최한 '초기·중소형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여한 16개 중소 핀테크사 대표들은 현장에서 겪는 애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대출·보험·간편송금·온투업·전자지갑 등 분야가 다양하지만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와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는 깃플, 뉴지스탁, 더치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뱅크샐러드, 보맵, 에이락, 에프엔에스벨류, 줌인터넷, 페이민트, 페이스피에이팍, 페이콕, 페이플, 핀다, 피플펀드컴퍼니, 해빗팩토리 등 16개 중소 핀테크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중소 핀테크사 대표들은 혁신 시도에 걸림돌이 되는 다양한 규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로 인해 혁신 서비스 제공이 더뎌졌는데 최근 벤처투자 위축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기업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된 후 실제 관련 규제까지 개선돼 회사와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었다”며 “특히 규제 개선이 이뤄지자 외부 투자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더 활성화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특히 규제 샌드박스 신청 후 기약없이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것은 중소 핀테크 기업의 생존과 직결하는 문제여서 운영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대표는 “해외에서는 국내 규제 샌드박스와 마이데이터 정책을 상당히 관심있게 보고 있고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핀테크 기업이 좋은 제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 핀테크사 16곳 대표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 속도 내달라"

빅테크, 금융사, 중소 핀테크 간 생태계를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정부가 준비하는 비대면 대환대출 정책의 경우 자칫 소수 빅테크 플랫폼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소 핀테크 기업 참여를 활성화하고 빅테크, 금융사와 공정하면서도 자유로운 경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핀테크의 금융상품 추천을 '중개'로 해석하면서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 등록이 필수가 됐지만 보험업법 시행령 상 플랫폼 기업이 보험상품 중개업자 등록을 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보험상품 비교·추천 플랫폼을 운영하는 중소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해당 문제로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이데이터에서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분야 비금융 데이터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회에 계류된 전자금융거래법이 빠르게 통과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투자, 해외진출, 규제에 대한 중소 핀테크 기업의 어려움을 살피고 정부가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중소 핀테크의 현 상태를 제대로 평가해 위기를 넘어서고 혁신을 지원하는 시작점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또 “규제는 큰 산이 아닌 발을 불편하게 하는 신발 속 모래알과 같다”며 “연내 규제 개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