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등 삼성전자 고위 경영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저커버그가 가상현실(VR) 기기의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최근 차세대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를 공개했으며, 한 부회장은 연초부터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기기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사의 VR 기기 분야 전략적 협력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찾았다. 저커버그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MX사업부 사장을 만났다.
한 부회장과 노 사장이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연례 개발자 회의(SDC)에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있을 때였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저커버그가 VR 기기의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메타는 지난 11일 '메타 커넥트 2022'를 열고 차세대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를 공개했지만, 비싼 가격(1499달러)과 짧은 사용시간(약 1시간)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세계 최고 하드웨어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협력해 단점을 극복하고자 저커버그 CEO가 삼성전자를 직접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에 대응하기 위한 기기를 개발중이며, '삼성만의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밝힐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크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메타와 삼성전자 모두 메타버스 분야를 선점하는 데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두 회사가 협력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구글과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VR과 증강현실(AR)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메타 이외에도 선택지가 많다.

한편, 같은 날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미국 현지 우수 연구임원과 미래 기술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미국 박사급 개발자를 초청해 소통한 데 이어 약 한 달 만에 '테크 포럼 2022'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 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 아메리카에서 현지 임원(리더)급 개발자와 디자이너, 삼성전자 경영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한종희 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 사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을 포함해 사업부 개발 임원 등 주요 경영진과 연구임원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서비스 기술 △친환경 가전 △스마트싱스 △네트워크 가상기술 등에 대해 삼성전자 관련 분야 임원으로부터 강연을 듣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