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반란 3화] 꽃중년 유투버가 드디어 세상과 소통하다

[중년의 반란 3화] 꽃중년 유투버가 드디어 세상과 소통하다

10월 13일자 ‘[중년의 반란 2화] 쉽지 않은 첫 주, 하지만 할 수 있어!’에 이어...

유튜브를 비롯한 IT활용 교육이 드디어 끝났다.

하루 3시간 이상 강행되는 고강도 수업이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중도 포기한 1명을 제외하고 18명이 교육을 끝까지 마쳤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 하나, 교육 수료자 18명 전원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는 점이다.

알찬 수업과 철저한 숙제 검사로 열정을 쏟은 김종완 강사와 “기어코 이루어 내겠다”라는 의지로 참석한 ‘꽃중년’ 학생들이 이루어 낸 결과다.

이들 중년 학생들이 만든 유튜버 채널은 다음과 같다.(가나다 순, 괄호안은 유튜브 채널명)

▲강성주 (담백한 기타송) ▲권성희 (참좋은 오팔세대TV) ▲김미진 (금형남집밥) ▲김영옥 (손맛짱) ▲김현산 (Usmi Solution) ▲노화자 (뱅이올화자) ▲김희자 (건강tv희자) ▲박경순 (박경순 고려한백) ▲박기령 (꽃줌마네) ▲신동숙 (길벗사다리) ▲이경애 (쿡쿡서와니) ▲이재신 (벨까 여행기) ▲오정란 (주연 맘스TV) ▲이종은 (이좋은tv 하루에 5분!)) ▲이희경 (골드운명학) ▲임미원 (갱씐나) ▲장한식 (아침을 열어주는 남자) ▲홍표숙 (홍이원)

[중년의 반란 3화] 꽃중년 유투버가 드디어 세상과 소통하다

이 중 교육생 이경애님은 요리 채널을 개설했다. 어느 날 길을 지나다 벤치에 앉아 있던 어떤 사람이 이경애님 영상을 보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이 영상을 만든 사람이에요”라고 하니 깜짝 놀라며 반가워했다고 한다. 마치 자신이 연예인이라도 된 느낌을 받았다는 이경애님. 그는 “백세 시대인데 젊고 건강하게 살도록 노력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형남집밥’이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김미진님은 처음에는 스마트폰조차 잘 다루지 못해 창피하고 절망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앞서가는 시니어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은 영상이 세 개 밖에는 없지만 요리 유투버로 내 노하우를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 주고 싶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신동숙님은 세상과 단절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유튜브를 시작했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다루는 ‘길벗사다리’라는 채널을 만들었다. 아직은 구독자가 별로 없지만 “시작이 반이니까 앞으로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말한다.

수학 선생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종은님은 탈북자들을 가르치는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고. 이종은님은 유튜버를 해보겠다고 가족에게 조심스럽게 알리자 큰아들이 새 스마트폰을, 작은아들은 테블릿을, 남편은 컴퓨터를 선물했다고 한다. 온 가족의 응원 속에 유튜브를 시작한 그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 사귀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데 호주와 미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댓글로 응원해 주시는 등 유튜브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게 되어 너무나 즐겁다”고 말한다.

[중년의 반란 3화] 꽃중년 유투버가 드디어 세상과 소통하다

김영옥님은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건강이 안 좋아져 그만두고 한동안 치료에 집중하느라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이번 교육을 같이 받은 동료들의 열성적인 모습에 새로운 힘을 얻었고 세상과 다시 소통하는 삶은 시작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박경순님은 처음 강의 때는 화면 터치 방법도 잘 몰라 답답했었는데 디지털 세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한 덕에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붙고 재미도 생겨 지금은 유튜브는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그림 공부는 물론이고 보건교육사 일까지,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바쁜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홍표숙님은 존경하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남겨 두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영어로 된 단어가 많이 놀랐는데 이제는 모든 메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각기 다른 이유로, 또 다른 마음가짐으로 시작된 4주간의 고강행 교육이 드디어 끝이 났다. 시작은 달랐지만 결국 18명의 꽃중년 교육생들은 모두 ‘유튜버’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전자신문인터넷 박성진 기자 (real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