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고래를 살리는 '스마트 부표'

[IT핫테크]고래를 살리는 '스마트 부표'

세계지속가능성기구(WSO) 연구에 따르면, 매년 고래 1만8000~2만5000마리가 선박 충돌로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 충돌로 죽는 고래 10%만이 해변으로 떠올라 사람이 인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선박 충돌로 인한 고래 사고를 '조용한 학살'이라고까지 부른다. 환경 단체에서는 선박 크기와 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고래 선박 충돌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지적한다.

블루보트 이니셔티브는 고래를 보호하고 해양 생태계를 추적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칠레 환경부와 메리 재단이 함께 수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스마트 부표'로 고래 안전을 확보한다. 블루 보트 스마트 부표는 네트워크와 수동 음향, 해양 모니터링 시스템을 장착한 선박용 통합 고래 조기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한다. 스마트 부표 이름은 '수야이'로 칠레 원주민 중 하나인 마푸체인 말로 '희망'을 뜻한다.

각종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 심해 해양 환경 청취(LIDO) 소프트웨어(SW)를 활용, 바다 속에 있는 고래 유형과 위치를 파악한다. 스마트 부표가 고래 위치와 이동 경로 등 정보를 확인하면 인공 위성으로 신호를 보낸다. 인공 위성은 인근에 위치한 기지국(스테이션)에 조기 경보 정보를 재전송한다. 기지국이 근처에 있는 선박에 경고한다. 이를 통해 청고래, 흑동고래, 긴수염고래, 참고래 등 다양한 고래의 선박 충돌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스마트 부표는 바다 산소 농도와 온도 등 추가 데이터도 지속 모니터링한다. 추가 데이터는 기후 변화와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종적으로 바다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IT핫테크]고래를 살리는 '스마트 부표'

스마트 부표는 칠레에서 1100㎞ 떨어진 코르코바도만에 설치됐다. 이 지역은 전 세계 대왕고래 10% 이상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보트 이니셔티브는 고래 보호를 위해 6개 부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남극과 적도 사이 대표적인 고래 이동 경로 전체에 스마트 부표를 덮는 것이 목표다.

블루보트 이니셔티브는 스마트 부표 기술이 고래 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태계 균형을 잡는 것 뿐 아니라 해류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열을 재분배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블루보트 이니셔티브는 “고래는 많은 바다 영양분을 운반하고 생태계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며 “40톤의 회색 고래는 2만톤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대기에 탄소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