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19세기 '80일간의 세계 일주' 원동력은

왓챠 익스클루시브 80일간의 세계일주 포스터
왓챠 익스클루시브 80일간의 세계일주 포스터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세계일주라 하면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가 떠오른다.

교통수단 발달로 지금까지 세계 일주 최단기록은 40일 23시간 30분 30초다. 올해 8월에는 영국 17세 청소년이 경비행기를 몰고 5개월 만에 52개국을 도는 세계 일주 비행으로 기네스 최연소 기록을 세워 화제가 됐다.

세계 일주 기간은 어떤 루트와 교통수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주여행이 가시화될 정도로 과학 기술이 발달한 지금 80일보다 짧게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은 더 이상 무모한 도전도, 허황된 꿈도 아닐 것이다.

'과학소설 개척자'로 불리는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1873년에 발표한 소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여러 번 영화로도 제작됐다. 1956년 마이클 앤더슨 감독의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1957년 제2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 음악상, 작품상, 촬영상, 편집상을 수상했고, 영화 최초로 '카메오' 개념을 도입한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드라마로도 탄생됐다. 신사적 모험가 '필리아스 포그'가 80일 만에 세계를 일주하겠다는 내기를 걸고 여행을 떠나는 모험을 총 8부작으로 그렸다.

19세기 영국에서 틀에 박힌 일상만 반복하던 부유한 신사 포그는 늘 가던 클럽에서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다는 기사를 읽는다. 포그는 클럽 회원들과 80일 이내에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2만파운드 거금이 걸린 내기를 하고 본인이 직접 증명하겠다고 길을 나선다.

하인 '파스파르투', 80일 만에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는 기사를 쓴 기자 '애비게일 픽스'와 동행한 포그는 기차, 배, 열기구 등 각종 교통수단으로 모험을 시작한다. 드라마는 현대적으로 각색한 캐릭터와 에피소드, 역사 속 실존 인물 등장으로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원작과 시대 배경은 비슷하게 설정하되 현재 시점 문제를 사건의 맥락으로 가져오는 방향을 택했다. 프랑스 파리 코뮌 운동, 인도의 여성 성차별, 미국 인종 문제 등을 핵심 소재로 활용했다. 프랑스 제3공화국 초대 대통령 '아돌프 티에르', 19세기 최고 팜므파탈 '제인 딕비', 미국 최초 흑인 보안관 '배스 리브스' 등 역사 속 인물의 적절한 등장도 스토리에 힘을 보탠다.

'일정한 경로에 따라 세계를 한 바퀴 도는 것'을 의미하는 세계 일주는 비행기, 크루즈 등 교통수단 발달과 발전으로 좀 더 빠르고 편안하게 이룰 수 있는 현실이 됐다.

동력으로 프로펠러를 돌리거나 연소가스를 내뿜는 힘에 의해 생기는 양력을 이용해 공중에 떠서 날아다니는 항공기와 부양성·적재성·이동성에 기반해 노를 이용한 갤리 또는 세 개의 사각형 돛과 가득 찬 볼 프리트를 가진 범선부터 내연기관을 가진 기선으로 발전한 선박이 세계를 일주할 수 있는 대표 수단이다.

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이슈를 맞닥뜨린 포그 일행이 80일 만에 세계 일주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드라마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