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불황 무풍지대'…하반기도 호실적 예고

백화점 명품관 앞에 고객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
백화점 명품관 앞에 고객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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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3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간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명품과 패션 수요에 힘입어 외형과 수익 모두 늘었다. 경기침체에 맞서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 양극화를 공략한 백화점의 성장세가 하반기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77억원, 매출은 5% 늘어난 1265억원으로 집계됐다. 야외 활동 증가로 고마진 카테고리인 패션·레저 매출이 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가전과 리빙은 다소 부진했지만 명품군의 지속적 성장이 외형 성장도 견인했다. 회사 측은 “전반적으로 명품이 강세인 가운데 패션 소비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경기 불확실성 증대에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도 호실적이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134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점 등 주요 점포 리뉴얼 효과가 반영되고 지난해 일회성 비용 발생에 따른 기저 효과로 수익 개선폭이 크다. 신세계 영업이익은 69.8% 늘어난 1738억원, 현대백화점은 79.8% 늘어난 854억원으로 관측된다. 매출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백화점의 호실적 행진은 각 그룹사 임원 인사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백화점 수장에 오른 손영식 신세계 대표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5년간 갤러리아백화점을 이끈 김은수 대표도 재신임에 성공했다.

경기 선행지표인 소비 심리지수 하락에도 백화점은 무풍지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2.6포인트 줄어든 88.8로, 석 달만에 하락 전환했다. 내수 둔화에도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고가품을 주로 구매하는 백화점 고객의 소비량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백화점 매출을 이끄는 VIP 고객군은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성이 낮다. 특히 고급화·대형화 전략을 꾀한 백화점으로 오프라인 소비 쏠림 현상도 가속되는 양상이다.

또 고환율이 오히려 해외직구와 면세점 대비 백화점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며 반사 효과까지 나타났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쇼핑 행사에도 직구보다는 국내 쇼핑을 즐기겠다는 소비자도 늘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명품 매장 앞 오픈런도 여전하고 국내 고가 패션 매출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백화점 매출액은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표> 백화점사 3분기 실적 컨센서스<자료=에프앤가이드>

백화점 '불황 무풍지대'…하반기도 호실적 예고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