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우리 발밑에 도사린 위험 '지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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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 포항 지진은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안겼다. 당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만큼, 지진이 발생한 포항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공포에 떨었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또 다른 지진을 마주했다. 지난 10월 29일 아침,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 지역에서 4.1 규모 지진이 발생했고, 이후 20여 차례에 이를 정도로 많은 여진도 이어졌다.

우리를 무섭게 하는 지진. 그 정체는 무엇일까? 지진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발밑에 도사린,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위험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구는 중심부서부터 바깥 순서로 핵, 맨틀, 지각으로 이뤄져 있다. 안쪽에 뜨거운 핵, 바깥에 상대적으로 차가운 지각을 둔 맨틀은 마치 가열 중인 물처럼 대류 운동을 한다. 그 움직임이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지각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이뤄져 있고, 맨틀 대류로 이런 판이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거나 어느 하나가 밑으로 파고들면서 지진이 발생한다. 지진이 발생한 땅속 기점이 지표(진앙)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지진 충격과 피해가 커진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지진에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다만 이는 옆 나라 일본에 비교한 상대적인 인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일본은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북미판이 만나는 접점 위에 있다. 화산 폭발과 분화,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다. '불의 고리'라 불리는 곳의 일부다. 끊임없이 지진에 고통을 받았다. 이를 뉴스로 접하는 우리 국민들은 말 그대로 지진을 '남 일' 보듯 했다.

문제는 한반도에도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지진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아주 먼 과거부터 많은 지진이 있었다. 삼국사기를 통해 서기 2년 지진 기록까지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사료를 통해서도 1000번이 넘는 지진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비교적 근시일 내인 2016년과 2017년, 최근에도 지진이 발생했다. 얼마든지 추가 지진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지층이 어긋나 있는 '단층'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져 크고 작은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전 지진이나 29일 괴산 지진도 단층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의 단층은 아직 어느 곳에 얼마나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살아 움직이는 '활성 단층'이 지진을 계기로 새롭게 발견되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려면 단층 정보와 같은 기초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번 괴산 지진 발생과 관련, 이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해당 지역에서 단층 존재 파악에 나서고 있다. 지질연은 이번 지진을 일으킨 단층이 북북동-남남서 방향 옥천대를 구성하는 단층 군, 혹은 서북서-도암동 방향 단층 군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