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자폐스펙트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내 이름은 우영우.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별똥별, 우영우.”

스카이TV ENA 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주인공 우영우가 본인을 소개하는 대사다. 극 중 우영우는 천재적 두뇌와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인물이다.

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했음에도 자폐인이라는 편견에 취직에 실패한다. 이후 뒤늦게 우영우의 성적과 가능성을 알아본 한선영 법무법인 한바다 대표변호사의 추천으로 로펌에 입사했다.

법전 전체를 암독하는 천재성을 가진 우영우 변호사는 과거 임대인과 임차인 인연이 있던 할머니의 무죄를 밝혀내며 첫 사건부터 승소, 특유의 끈기와 기억력·관찰력으로 파란만장한 변호사 생활을 이어간다.

서울대 로스쿨 수석졸업생인 우영우의 취업을 어렵게 만든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자폐 장애를 비롯해 자폐증 진단기준은 충족하지 않으나 전체 또는 일부 특징이 비슷한 여러 증후군을 모은 개념이다. 사회생활 문제와 제한적 관심사 등을 공통적 특징으로 하며 대표 예시로 아스퍼거 증후군·서번트 증후군 등을 포함한다.

만 2세까지 정상적으로 발달하다가 이후 발달이 거의 멈추고 퇴행을 보이는 아동기 붕괴성 장애 정도가 심해지는 경우에도 자폐스펙트럼으로 여긴다. 유전적, 인지적, 신경학적 차원의 요인이 자폐 장애 원인으로 알려졌으나 복합적 원인에 따른 장애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영·유아기에 먼저 나타나며 보통은 완치 없이 꾸준히 진행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경우 일부 분야에서 심각하게 장애가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평균적이거나 우수할 수도 있다. 우영우는 이러한 예외적 특성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장애 특징은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조금씩 시작되며 2~3세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사회적 상호작용 또는 의사소통 어려움이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제한 또는 반복되는 행동, 변화에 대한 저항, 제한된 관심사 등이 대표적인 자폐스펙트럼 장애 특징이다. 장애는 성인기까지 지속되지만 종종 보다 약화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드라마는 비장애인과 달리 감정 표현을 정확히 할 수 없는 자폐인인 우영우의 감정을 드러내기 위한 매개체로 고래를 활용했다. 우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고래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 슬플 때와 기쁠 때나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거대한 고래가 우영우의 감정을 대신했다.

CG는 3차원(3D) 물체를 표현하고 사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우주의 구조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형상과 상상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기술로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반향어 금지' '고래 이야기 금지' 등 자폐인 특성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의뢰인 입장에서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우영우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