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 11.2조…유초중등 교육세서 3.2조 전입

정부, 대학 위기 극복 나서
기존 일반회계 8조원 이관
유초중등 교육세 전입금 3.2조
야당 반대...예산안 반영 난항

장상윤 교육부 차관(오른쪽)과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신설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장상윤 교육부 차관(오른쪽)과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신설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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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해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1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기존 고등·평생교육 일반회계 8조원을 이관하고 유초중등을 위한 교육세 전입금 3조 2000억원을 고등·평생교육용으로 전환한다.

대학은 고등교육 지원 확대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시도 교육감들은 강력히 반대했다. 야당의 반대도 거세, 예산안 반영은 난항이 예상된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15일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 계획 및 예산 내역을 15일 발표했다. 지난 7월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고등교육 재정 지원 방안을 발표한데 따라 부처 협의를 통해 세부 내역을 마련했다.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 11.2조…유초중등 교육세서 3.2조 전입

11조2000억원 중 기존 예산보다 추가되는 것은 3조2000억원이다. 교육부나 고용노동부의 고등교육지원 사업을 포함한 8조원 규모 예산사업을 특별회계로 이관하고 국세 교육세 전입 및 일반회계 증액으로 3조2000억원이 늘어난다.

초중등 교육에 사용하는 재원을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지방대학 육성, 지역인재 양성, 초·중등 교사 재교육 등 지역 상생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사업 초점을 뒀다. 또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에 처한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을 지원하는데 1조원이 추가 투입된다. 대학 자율성을 보장하는 포괄적 방식의 일반재정지원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평가체계도 개편한다. 경영위기를 겪는 사립대 구조개선도 지원한다.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조5000억원 규모의 별도 지원 트랙을 신설한다.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을 비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고, 지자체 주도형으로 단계적 전환한다. 지역 수요 기반의 직업교육을 제공하는 전문대학의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도 20개를 추가해 내년에만 50개를 운영할 예정이다.

대학 연구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국립대 노후시설 개선과 기자재 확충에 9000억원을 투자한다. 4단계 두뇌한국21 사업연구지원금 단가를 월 30만원 일괄 인상해 박사과정 학생의 경우 월 160만원을 지급한다.

지역별 시도교육청-지역대학(원) 협의를 통해 초·중등 교원 재교육 전문강좌도 지원한다. 학문 간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인문학, 사회과학, 기초과학 등 소외학문에 대해 1000억 원 이상 투자를 확대한다.

정부는 유초중등을 위한 교육세를 고등평생교육으로 전환하는 이유로 고등과 초중등교육 재정 불균형을 들었다. 각 분야 투입하는 재정 규모 차이도 크지만 선진국과 비교해도 비중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등교육 1인당 공교육비는 1만1287달러로 OECD 평균 64.3%에 지나지 않는다. 초중등 1인당 공교육비는 OECD평균 141.8%인 1만5200달러다.

시도 교육감들은 협의없이 정부가 결정한 방안인데다 유초중등 교육비를 뺏어 대학생들에게 주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유초중등 교육 지원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당장 내년 세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비례 연동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도 늘어날 것인데다 올해 말 적립금 규모가 19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반겼다.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편성을 통해 대학 등에 대한 전략적 투자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교부금 교육감 특위 위원장인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교육을 나무의 생장으로 비유한다면 유·초·중등 교육은 나무의 싹, 뿌리, 줄기로 대학교육인 고등교육은 꽃”이라면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한다고 해서 뿌리로 가야 할 영양분을 바로 꽃으로 보낸다면 일시적으로 꽃을 피울 수 있더라도 뿌리가 약해진 나무는 결국 위태롭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