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 9개월만에 '경기침체' 공식 진입…"2분기 연속 GDP 감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지 9개월 만에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정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러시아연방통계청은 러시아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 대비 4% 줄었다고 밝혔다.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 4.5% 하락폭보다는 비교적 충격을 완화한 모습이지만, 감소세를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도매업과 소매업이 각각 22.6%, 9.1% 수축해 GDP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지난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를 보였다. 4분기에는 여건이 더욱 악화될 전망으로 7% 감소폭이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GDP가 2개 분기 연속으로 줄어들면 해당국 경제가 침체기(recession)에 들어간 것으로 판정한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5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로 지속적인 경제적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입 제한, 인력 부족, 예비 부품 공급 등이 문제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심화되면서 수출입이 제한됐고, 이로 인해 핵심 부품과 기술 수입이 차단돼 제조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젊은 남성들을 대규모 징집해 우크라이나전에 투입시키는 바람에 산업 현장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러시아 로코인베스트 투자책임자 드미트리 폴레보이는 "놀랄 일도 아니다"며 "사태는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에는 GDP가 급격히 줄어들어 감소폭이 7%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도 "제재가 러시아와 글로벌 경제에 가져올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서방 제재에 맞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루블화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대폭 인상한 바 있다. 이후 자국 내 물가상승률이 둔화되자 기준금리를 차츰 떨어뜨렸으며, 지난달에는 7.5%로 동결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연말까지 금리를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