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내달 FTX 청문회..."암호화폐 생태계, 도전 직면"

미국 하원 의회가 다음 달 암호화폐 거래소 FTX 관련 청문회를 연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과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간사는 다음 달 FTX 사태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청문회에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을 불러 현 상황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청취할 계획이다. FTX 붕괴 서막을 연 것으로 알려진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와 FTX 인수를 타진하다 철회한 바이낸스 경영진 등도 증인으로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스 위원장은 성명에서 “FTX 붕괴는 100만명을 웃도는 이용자에게 큰 손해를 줬다”면서 “지난 1년 동안 발생한 수많은 암호화폐 플랫폼 붕괴 사례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맥헨리 간사는 “FTX 붕괴는 재앙이며, 이용자가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FTX는 알라메다의 재무구조 부실 의혹으로 대규모 인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에 바이낸스 등을 대상으로 긴급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 피해자가 100만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FTX 붕괴 여파는 암호화폐 대부업계까지 확산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암호화폐 대출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신규 대출와 환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FTX 붕괴에 따라 비정상적 인출 요청이 유동성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앞서 FTX 계좌에 1억7500만달러(약 2300억원)가 묶여 있다고 밝혔다. 지급 불능 사태를 우려한 고객들이 앞다퉈 자금을 빼내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가 대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도 고객 자금 상환을 중단했다. 제미니는 제네시스와 이자 지급 프로그램에서 협력하고 있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디지털 자산으로 빠르게 확장한 암호화폐 생태계가 FTX 사태를 계기로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