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아닌 치료제로…'의료용 대마' 시장 열린다

업계, 대마 의약품 사업 잇단 진출
투자유치·연구개발…생태계 확대
마약류 관리법 개정해 규제 완화
해외서도 고부가가치 원료 주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도 의료용 대마 산업이 형성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규제 완화가 이어지며 시장이 개화할 조짐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대마 사업에 뛰어드는 회사가 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출자회사 네오켄바이오는 7월 자사 대마 성분 추출·가공 플랫폼 기술력을 인정받아 45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으로 대마 유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GMP 공장을 국내에 설립할 계획이다. 네오켄바이오는 이보다 앞선 4월 HLB생명과학과 대마에서 추출한 '카나비노이드'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미용성형 의료기기 업체 한국비엔씨, 디스플레이 소재 회사 오성첨단소재, EDGC 등이 최근 화장품이나 의료용으로 대마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LED 광스펙트럼으로 밀폐형 식물공장시설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우리바이오가 의료용 대마를 직접 연구개발하는 유일한 회사로 꼽혔으나 후발 주자들이 속속 합류하며 생태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대마는 그동안 국내에서 용도를 불문하고 '마약류'로 취급됐다. 하지만 UN 산하 마약위원회가 2020년 대마초와 대마초 수지를 마약에서 제외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의약품 원료로 대마의 역할이 부각 되며 국내 분위기도 바뀌는 중이다.

소아 뇌전증에 쓰이는 '에피디올렉스'가 대표적인 대마 의약품이다. 대마에서 얻는 칸나비디올(CBD)은 환각 작용 없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의료용으로 쓰이는 CBO 수요는 2021년 연 4조원에서 2028년 연 15조원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의약품 원료 가능성에 대마 관련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식약처가 2018년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과 사용을 허가한 것을 시작으로, 8월에는 대마 의약품 활성화 정책이 100대 과제에 포함됐다. 다음달에는 자가치료용 대마 의약품을 휴대한 채 입출국이 가능해진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이달 법제처 심사를 통과해 시행을 앞뒀다. 이 개정안은 '환자가 자가치료를 목적으로 의약품으로 대마를 휴대하고 출입국 하는 경우'를 허용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우리나라 입국 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사용하려면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고 센터에서 해당 의약품을 다시 구매해야 했는데, 의사 처방을 전제로 환자가 직접 대마 의약품을 소지하고 반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미 대마 성분 의약품이 국내에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어 환자 편의를 위해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또 2024년 12월까지 마약류 관리법을 개정해 '대마 성분 의약품' 국내 제조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희귀·난치 질환자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국내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국내 의료용 대마 정책·산업 현황>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관련 업계 종합)

마약 아닌 치료제로…'의료용 대마' 시장 열린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